30일 <뉴스토마토>가 증권사들이 내놓은 금융지주의 당기순이익 컨센서스(에프엔가이드·28일 기준)를 분석한 결과, KB금융이 3조4855억원으로 신한금융 3조4795억원에 소폭 앞섰다. 전망대로라면 KB금융이 3년 만에 1위를 탈환한다. 1위 탈환이 아니라도 지난해 신한금융과 약 1000억원이던 순이익 격차는 크게 줄일 걸로 전망된다.
선두권 다툼은 지난 2017년부터 치열해졌다. 당시 신한금융은 당기순이익 기준 9년이나 지켰던 리딩뱅크 자리를 KB금융에 내줬다. 하지만 2018년 신한이 1년 만에 1위 재탈환에 성공한 뒤 2년 연속 자리를 지켰다.
일단 지난해 실적 자체는 코로나 사태에도 불구하고 전년대비 증가한 호실적이 예상된다. 특히 3분기엔 KB와 신한금융이 나란히 1조원대 분기 순이익을 내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3분기 누적으로는 신한지주(2조9501억원)가 앞선 가운데 4분기 전망이 '초박빙'이란 점이 이번 실적시즌의 관전포인트다.
KB금융은 4분기 회계처리를 보수적으로 봐도 양호한 순이익이 기대된다는 평가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KB금융에 대해 "순이자마진이 3분기 수준을 유지하며 4분기에도 타행들에 비해 선방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또 경쟁은행들은 라임 등 사모펀드에서 4분기에 상당폭 추가손실을 인식하지만, KB금융은 관련 비용 처리가 거의 없을 것이란 점도 실적 선방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희망퇴직비용 약 1500억원, 초과이익분배금(PS) 추가 지급 등 5000억원 수준의 일회성 비용은 부담 요인이다.
신한금융도 이자이익 증가와 자회사 실적개선에 따른 비이자이익 증가 등으로 연간 실적은 최대일 걸로 기대된다. 관건은 추가 충당금 규모다. 증권가에서는 신한의 4분기 충당금전입액을 약 4000억원 수준으로 추정했다. 코로나 관련, 여기에 라임펀드 관련 은행 충당금(잔여 판매금액의 60% 수준 가정) 등을 포함하면 3분기대비 충당금이 2000억원 안팎 늘어날 것이란 분석이다.
올해도 KB, 신한금융 모두 실적 성장세를 유지할 걸로 기대돼 리딩금융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KB금융은 비이자이익에서 지난해 인수한 푸르덴셜생명 연결 효과가 본격화된다. 신한지주는 사모펀드 판매 관련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비은행 부문의 수익을 확대할 전망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금융지주사들이 인수합병(M&A)처럼 비이자수익을 늘리기 위해 했던 노력들이 실적에 나타나고 있다"며 "올해도 비은행권 자회사를 통해 추가적인 수익을 확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