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KB금융지주(
KB금융(105560))가 다음 달 4일 실적발표에 나서는 등 주요 금융지주들이 내주 연이어 성적표를 공개한다. 증권가에선 코로나19 영향에도 높은 대출 증가와 증권 계열사 수익 증대에 힘입어 11조원에 달하는 역대급 순이익을 낼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올해 순이익 전망치가 잇따라 빗나가고 있어 가뜩이나 위축된 은행주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끼쳤다는 지적도 나온다.
증권가에선 우리금융을 제외한 KB·신한·하나 등 금융지주가 지난해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들 4대금융의 지난해 총 순이익 전망치는 10조8766억원이다. 4대금융은 2019년 11조278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사상 첫 11조원대 순이익이자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는데, 이보다는 전망치가 1.37% 낮다.
신한금융의 작년 순이익은 2019년 대비 2.46% 증가한 3조4872억원으로 예상됐다. KB금융은 5.19% 증가한 3조4836억원, 하나금융 4.95% 늘어난 2조5100억원으로 내다봤다. 반면 우리금융만 1조4003억원으로, -25%를 기록할 전망이다.
코로나 영향에도 불구하고 은행 대출 증가와 유가증권 운영으로 손실 폭을 만회했다는 평가다. 특히 증권 시장 활황 속 비은행 부문이 선전했다. 특히 증권 계열사들은 2분기 이후부터 수익이 크게 늘었다. 지난해 그룹 내 수익 비중은 직전 8.0%에서 12.7%로 상승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권 내에서는 사모펀드 사태로 위축됐던 증권 관련 경영진들이 호실적에 따라 3분기 초부터 그나마 어깨를 폈다는 말이 돌기도 했다.
다만 올해 코로나 영향으로 금융지주의 전망치와 실제 순이익, 주가는 엇박자를 보인다. 이 때문에 재차 깜짝 실적을 공개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실제 올해 증권가 전망은 1분기부터 실제 발표 수치와 엇나가기 시작했다. KB금융의 경우 1분기 전망치 대비 순이익이 1000억원가량 하회했고, 하나금융은 약 1000억원 높았다. 이들 금융지주가 분기당 약 7000억원의 순이익을 내는 상황에 비춰 실제와는 12~14% 차이가 나는 셈이다.
2분기도 KB금융은 9818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해 8000억원대로 예상했던 증권가 전망을 무색하게 했다. 3분기 신한금융의 순이익은 증권가 예상치(9794억원)를 2000억원이나 뛰어넘는 1조1447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최근 은행주는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는 코스피와 달리 정중동하는 양상을 띤다. 금융당국의 배당 억제 정책(20% 권고)에 더해 불확실한 시장 관측이 겹친 영향이 적지 않다는 견해다.
일단 금융권에선 4분기는 판관비 등 이익 감소 요인을 더 살피고 배당기준일 이후라는 특성에 비춰 전망과 실제의 차이가 작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지주 한 관계자는 "금융사는 제조업과 달라 애널리스트들의 판단이 거의 맞다. 컨센서스와 차이가 나더라도 수백억원이 보통"이라면서 "올해는 변동성·유동성이 커 파생상품 관련 손익 계산 시점에 따라 컨센서스와 실적 간 갭(차이)이 커진 면이 있다"고 전했다.
내달 4일 KB금융지주를 시작으로 주요 금융지주들이 실적발표에 돌입한다. 증권가에선 코로나19 영향에도 역대급에 준하는 좋은 실적을 달성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사진/각사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