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의회 "원유 대금 해제하면 케미호 석방에 도움"

송영길 외통위원장 화상 회담서 밝혀와…해역 오염 기존 입장 고수

입력 : 2021-01-30 오전 10:26:29
[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이란 의회 측이 나포된 '한국케미호'에 대해 한국 국회가 원유 대금 동결을 해제한다면 석방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사를 나타냈다.
 
30일 이란 관영 매체에 따르면 모즈타파 졸누리 이란 의회 국가안보·외교정책위원장은 지난 27일 송영길 국회 위교통일위원장과의 화상 회담에서 이같은 의사를 표했다.
 
송 위원장 측은 졸누리 위원장이 "한국 내 동결된 이란 원화 자금의 문제는 오랜 기간 지속된 사안"이라면서 "이로 인해 이란 내 국민 여론이 우호적이지만은 않은 상황이지만, 인도적 문제를 고려해서라도 한국 케미호 선원들의 조속한 억류 해제를 위해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졸누리 위원장은 "양국이 갈등 해결에 활용할 수 있는 문화, 사회, 정치·경제적인 역사적 배경과 오랜 관계를 갖고 있다"면서 "미국의 대이란 불법 제재로 한국 정부가 이란의 자산을 동결했고, 동결 해제 약속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이어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 진지한 조치가 필요하다. 양국이 신뢰 관계를 다시 형성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며 협력 확대와 함께 이해를 바탕으로 한 기존 문제 및 장애 제거를 촉구했다.
 
다만 나포 이유에 대해선 "걸프만 해역 오염 문제 때문"이라는 기존 입장을 반복하면서 "이란 자산 동결과는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송 위원장은 "고의성 없는 환경오염 사안이라면 선원들을 억류할 정도의 형법적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국내 은행에 예치된 이란원유 판매대금이 스위스 인도적 교역 체널(SHTA)을 통해 조속히 활용될 수 있도록 관계 당국과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했다.
 
아랍에미리트(UAE)를 향하던 한국 유조선 '한국케미호'(9797t)가 지난 4일 이란 혁명수비대에 나포됐다. 사진은 이란 국영 방송 IRIB가 공개한 현장 모습. 사진/뉴시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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