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우리 정부가 한국에 동결돼 있는 이란의 밀린 유엔 분담금을 이란의 원화자금으로 낸다는 것에 미국과 거의 협의를 마친 것으로 알려진다. 해당 협의가 이란에 억류된 선원 석방에 긍정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3일 외교부 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나 이란의 유엔 분담금 문제와 관련해 "거의 해결이 돼가고 있다"며 "전반적으로 분담금을 (동결자금으로) 낸다는 것은 (미국과) 협의가 끝났고 굉장히 기술적 부분만 협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동결자금 문제 해결에 대한 우리의 진정성을 느끼는 계기가 됐다"며 "최종건 1차관 방문과 그 뒤 외교 소통을 통해 우리의 진심이 이란 지도부에 전해졌다"고 말했다.
이란은 동결된 원화자금으로 분담금을 내달라고 한국 정부에 요청 했고, 원화를 달러로 환전해 유엔에 송금하는 과정에서 미국 금융망을 거칠 경우 제재에 걸릴 수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정부는 분담금이 동결되지 않도록 미국과 협의를 진행해 왔고 미국 외 금융시장에서 달러로 환전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동결자금을 활용한 이란과의 인도적 교역 확대에 대해서도 미국과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한편 한국케미호 선원 20명 중 귀국 인원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란은 해양 오염 조사를 위해 선박은 계속 억류하고 있으며 선장 1명이 남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관련해 외교부 당국자는 "이란은 선원은 다 풀어주고 선박도 사법절차를 조속히 종료해 풀어주겠다는 입장"이라며 "다만 선박을 억류하면 유지 관리를 해야 해 선장을 남겨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선사 측이 선장 1명으로 관리가 어렵다고 판단할 수 있어 정부는 선원을 추가로 남길지 등을 선사 측과 협의하고 있다.
아랍에미리트(UAE)를 향하던 한국 유조선 '한국케미호'(9797t)가 지난 4일 이란 혁명수비대에 나포됐다. 사진은 이란 혁명수비대 함정이 한국케미호에 접근하는 모습이 촬영된 CCTV영상. 사진/뉴시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