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등용 기자] 개성공단 입주 기업 10곳 중 9곳은 공단이 재가동 하게 되면 재입주를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중앙회는 개성공단 입주기업 111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개성공단 가동중단 5주년 입주기업 조사’ 결과를 8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응답기업 중 2016년 가동 중단 이후 현재까지 경영을 유지하는 기업이 99개, 서류상 기업을 유지중인 휴면 기업이 11개, 폐업 기업이 5개인 것으로 확인됐다.
매출과 고용에 관한 문항에선 입주기업 10곳 중 7곳 이상이 2015년 대비 2020년 매출액이 감소했다.
응답기업 중 매출액 50억원 이상 100억원 미만 기업의 평균 매출액은 2015년 106.7억원에서 2020년 66.0억원으로 38.1% 감소했고, 매출액 50억원 미만 소기업의 경우 매출액이 평균 65.3억원에서 15.6억원으로 76.1%가 줄어들어 영세 기업일수록 피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재입주 의향 및 전망과 관련, 향후 개성공단 재가동 시 재입주 의향에 대해서는 즉시 재입주 하겠다는 기업이 38.7%, 우리 정부와 북측의 재개 조건에 따라 입주하겠다는 기업이 53.2%로 재입주를 희망하는 기업이 91.9%를 차지했다.
재입주시 가장 큰 애로사항은 ‘기계설비 등 보수비용’(36.9%), ‘경협보험금 등 일시상환’(35.9%), ‘경영안정 관련 법 제도 미비’(15.5%) 순으로 응답했다. 재입주에 따른 예상 비용으로는 설비 유지보수 11.7억원, 추가 투자금액 12.9억원 등 총 24.6억원을 예상했다.
남북경협 재개를 대비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정책으로는 ‘정부 정책 결정에 대한 피해 보상 근거 마련’(45.9%)이 꼽혔고, 향후 개성공단의 운영 방식으로는 ‘해외기업 유치’(58.6%)를 가장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든 행정부 출범에 따른 개성공단 재개 전망에 대해 ‘북핵 협상과 함께 점진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응답한 기업이 45.9%, ‘장기적 관망이 필요하다’는 기업이 40.5%, ‘재개가 매우 어려울 것’이라는 기업은 9.0%, ‘가까운 시일 내 재개 가능하다’고 응답한 기업이 4.5%로 조사됐다.
입주 기업을 위해 가장 조속히 이뤄져야 할 사항으로는 ‘설비 점검 및 현황 파악을 위한 방북’(45.9%)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경영 안정을 위한 판로·자금 지원’(36.9%), ‘가동 중단 관련 헌법소원 등 법률 판단’(17.1%)이 뒤를 이었다.
문창섭 전국개성공단사업협동조합 이사장은 “개성공단 폐쇄 결정에 따른 정부 지원이 진행됐다고 하지만 영업 손실 등에 대한 피해 보상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폐쇄 기간이 길어지면서 해외로 떠나거나 어려움을 견디지 못하고 폐업하는 기업이 늘고 있어 입주 기업의 재기 지원을 위한 추가 지원과 보상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이어 “많은 입주 기업이 기업을 휴면 상태로 유지하면서까지 개성공단 재입주를 희망하고 있는 만큼, 개성공단 폐쇄 5주년인 올해에 정부가 개성공단 재개를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기 파주시 접경지역에서 바라본 북녘에 폭파된 개성공단 연락사무소 등이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등용 기자 dyzpow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