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금태섭 전 의원이 오는 18일 TV토론 진행에 전격 합의했다. 지난 14일 TV토론이 무산된 지 하루만이다.
안 대표 측과 금 전 의원 측은 15일 4차 실무협상을 거쳐 오는 18일 TV토론을 개최하기로 했다. 방송사는 채널A이고 사회자 질문(20분), 주도권 토론(20분), 자유토론(40분), 마무리 발언 등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사회자 질문은 양측이 사전에 합의한 질문과 방송사가 자율적으로 선정한 질문으로 이뤄진다. 주도권 토론은 안 대표와 금 전 의원이 각각 2개씩 선정해 사전에 상대방에 알려주고 진행하기로 했다. 자유토론은 정치와 정책 분야로 하기로 했다. 이후 추가로 논의할 부분은 실무협상을 통해 지속적으로 협의할 예정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금태섭 전 의원의 15일 TV토론 진행에 합의했다. 사진은 안 대표(왼쪽)와 금 전 의원이 각각 최고위원회의와 전국장애인차별연대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뉴시스
앞서 안 대표와 금 전 의원은 전날 TV토론이 무산된 데 대해 책임 공방을 벌인 바 있다. 이날도 단일화를 위한 TV토론이 무산된 것에 대한 파열음은 계속됐다.
안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상대방만 보고 싸움에서 이기기 위해 흠집이라도 내겠다는 생각은 결국 여당만 이롭게 할 뿐"이라며 "자신도 지고 상대도 지게 만드는 '패배자의 함정'에 빠지지 말도록 함께 뜻을 모아야 한다"고 밝혔다. 금 전 의원과의 제3지대 단일화를 위한 TV토론이 무산된 데 대한 입장으로 해석된다. 안 대표는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TV토론은 당연히 하게 될 것이고 실무적, 세부적인 것들만 남아 있다"며 "저도 이번 주 내에 하게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반면 금 전 의원은 TV토론 무산에 대해 "왜 토론하자면서 선관위 이야기를 하는지 납득을 못 하겠다"며 안 대표 측에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서울 종로구에서 전국장애인 차별 철폐연대와 간담회 뒤 기자들과 만나 "선관위 입장은 안 후보와 제가 한 번만 방송토론을 해야 한다는 게 아니다"라며 "안철수 후보와 제가 방송토론을 했다고 국민의힘 후보와 (토론을) 못한다는 입장은 아닌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선관위 이야기가 왜 지금 나오는지 납득이 어렵다"고 말했다.
제3지대 단일화를 위한 TV토론이 취소되면서 이 과정에서 안 대표가 토론을 기피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논란도 불거졌다. 이와 관련해 김종인 위원장은 안 대표를 겨냥해 "자유롭게 토론하자고 하고, 한쪽에서는 고정된 질문에 답변만 하자 그렇게 해서는 토론이 될 수가 없다"며 "원인을 따져보면 정치인이 소위 국민이 물어보는 사안에 대해서 자유자재로 답변할 수 있는 역량을 가져야만 정치인으로서의 자세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자유로운 토론을 제안한 금 전 의원의 주장에 힘을 실으면서 안 대표가 선호하는 토론 방식을 비판한 것이다.
아울러 김 위원장은 제3지대 단일화 경선이 파열음을 키우자 "나 혼자 살겠다고 고집하면 공멸"이라며 경고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그는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원회의에서 "단일화는 한 사람의 개인기로 이뤄지는 게 아니라 모두의 팀플레이로 이뤄지는 4월 보궐선거의 필승전략"이라며 "행여나 후보 한 명이 나 혼자 살겠다고 고집하면 모두 죽는 공존·공멸의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