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 상장' 쿠팡, 해외 진출 본격화할까

중국·동남아시아 유력 후보지로 꼽혀…장기간 소요 전망

입력 : 2021-02-18 오후 4:28:13
지난 15일 서울 쿠팡 서초1캠프 모습.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쿠팡이 미국 뉴욕증시 상장을 앞둔 가운데 이번 미국행을 발판 삼아 해외시장에 진출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소 수조원의 자금을 조달한 쿠팡이 공격적인 사업 확장으로 국내 이커머스 시장 장악한 뒤 경쟁력을 내재화해 가능성이 큰 중국이나 동남아시아를 공략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상장 신고서에서 "우리 사업을 다른 국가로 확장할 수 있고, 서비스 현지화를 위해 상당한 자원이 필요하다"며 해외 사업 진출 가능성을 열어뒀다. 쿠팡은 현재 베이징, 상하이, 싱가포르, 실리콘밸리 등에 오피스 두고 있으며, 유력한 후보로는 중국이 꼽힌다. 
 
쿠팡은 지난해 말 개인정보처리방침을 개정하면서 개인정보 수신자 목록에 해외 직구 상품 제공업체인 쿠팡 상하이 유한 회사를 추가했다. 법인 설립을 통해 판매자를 모집한 뒤 중국 현지 상품을 직접 사들이고, 로켓직구 서비스 권역을 중국으로 확대한다는 것이다. 중국 직구 사업을 위한 사업체에 가깝지만, 향후 진출을 위한 기반 마련으로 볼 여지는 충분하다는 해석이다. 
 
쿠팡은 현재 상하이와 베이징에서 제품 관리, 기술, 이커머스 운영 등 7개 직군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엔 특허청에 중국명 '구반(購伴)'과 간체자 형태의 '구반'을 각각 상표로 출원했다. 구반의 중국어 발음은 쿠팡과 비슷하다. 이와 함께 현지 판매사업자 대상 사업 설명회를 개최해 중국 사업 전략과 한국 전자상거래 시장에 대해 소개한 바 있다. 
 
쿠팡은 지난해 싱가포르 기반 동남아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훅디지털'을 인수하면서 동남아 시장 진출설이 나오기도 했다. 아마존을 벤치마킹해 쇼핑과 콘텐츠를 결합한 ‘커머스 플랫폼’ 전략이라는 것이다. 쿠팡은 실제로 지난해 12월 동영상 서비스(OTT) '쿠팡플레이'를 출시하고 이를 '로켓와우 멤버십'에 포함한 바 있다. 네이버가 지난해 6월 내놓은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과 유사하다. 대규모 투자자금을 확보한다면 본업인 커머스를 중심으로 동남아 시장에 뛰어들 가능성도 있다. 
 
다만, 쿠팡의 해외 진출은 우선 우리나라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한 뒤 이뤄질 것으로 보여 장기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우선 국내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투자가 선행돼야 하고, 네이버·카카오·신세계·롯데·이베이코리아 등이 적극 반격에 나서 이들을 압도하는 혁신적 기술과 비즈니스모델을 확보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있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의 최종 목표는 전 세계를 무대로 사업을 펼치는 것이 아니겠냐"며 "가까운 시일 내엔 힘들겠지만, 기반이 마련된 중국이 가장 유력해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사진/뉴시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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