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규하 기자] 조달청·한국전력공사·지방자치단체 등이 실시한 ‘콘크리트추진관’ 구매 입찰에 부양산업·신흥흄관이 짬짜미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경쟁관계인 이들은 저가 투찰이 발생하자, 경쟁을 피하기 위해 5년 여간 물량 나눠먹기를 해왔다.
공정거래위원회는 38건의 콘크리트관 구매 공공 입찰에 담합한 부양산업·신흥흄관에 대해 시정명령 및 과징금 총 3억1300만원을 부과한다고 19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 2012년 6월부터 2016년 8월까지 조달청·한전·지자체 등이 실시한 콘크리트관 구매 입찰에 사전 낙찰예정자와 투찰가격을 합의했다.
공공분야에 사용하는 해당 제품은 한 개의 작업구를 통해 관들을 지하로 투입한 후 기구를 통해 밀어 연결하는 방식의 원심력 철근 콘크리트관을 의미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38건의 콘크리트관 구매 입찰에 담합한 부양산업·신흥흄관에 대해 시정명령 및 과징금 총 3억1300만원을 부과한다고 19일 밝혔다. 출처/공정거래위원회
이들은 납품 지역을 기준으로 각 입찰의 낙찰예정자를 결정해왔다. 낙찰예정자는 기초금액의 97∼98%, 들러리사업자는 이 보다 높은 금액으로 투찰에 합의했다.
납품 지역은 충청도 북쪽일 경우 부양산업이, 남쪽 지역일 경우 신흥흄관이 낙찰받기로 했다. 일부 입찰에서는 영업 기여도와 납품 일정 등을 고려해 낙찰예정자를 조정했다.
이에 따라 총 38건의 입찰 중 18건은 부양산업이 낙찰받았다. 20건은 신흥흄관이 평균 96%의 높은 낙찰률로 낙찰 받았다. 38건의 콘크리트관 구매 입찰의 계약금액만 총 106억원 규모다.
당초 신흥흄관만 콘크리트관을 제조했으나 2010년 부양산업이 시장 진입하면서 2개사 간 경쟁관계가 형성된 바 있다
박기흥 공정위 입찰담합조사과장은 “부양산업 진입 초기에는 2개사가 경쟁해 입찰에 참가했으나 곧 저가 투찰 등이 발생했다”며 “경쟁을 회피하기 위해 2012년 6월부터 입찰 담합을 시작한 건”이라고 말했다.
한편 공정위는 공공입찰 담합이 발생하지 않도록 감시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세종=이규하 기자 judi@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