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등용 기자] "문재인 대통령께 간곡히 호소드린다. 여행업계가 민간 외교관이란 자부심과 지역 경제 활성화의 일꾼으로 일어설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말아 달라." (오창희 한국여행업협회 회장)
여행업계가 코로나19에 따른 피해 지원을 호소하기 위해 청와대를 찾았다. 이들은 지난 1년간 사실상 집합금지 업종에 버금 가는 매출 피해를 입었지만 정부 지원은 일반 업종 수준에 그치고 있다며 4차 재난지원금 지급과 재난 업종 지정 등을 요구했다.
여행업 생존 비상대책위원회는 22일 청와대 분수대 광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행업 생존을 위한 피켓시위를 시작했다.
비대위에 따르면 작년 한 해 여행업계 전체 매출액은 2조580억원으로 추산된다. 이는 2019년 12조6439억원보다 10조5859억원(83.7%) 감소한 것으로, 코로나19가 본격 확산하기 시작한 작년 2월말부터 10개월 동안 사실상 매출이 제로였던 셈이다.
비대위는 여행업 생존을 위해 △4차 재난지원금 및 손실보상법 제정시 집합금지 업종에 준하는 지원 △관광진흥개발기금 무담보 신용대출 확대 및 대출조건 완화 △사업주 부담 직원 4대보험금 감면(또는 유예) △자가격리 14일 기준 완화 및 과학적·합리적 기준 설정 △관광산업 재난업종 지정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정 등을 촉구했다.
비대위 공동위원장인 오 회장은 “정부에서 해외여행과 국내여행을 자제하라고 했지만 집합 금지 업종이 아니라는 이유로 PC방·헬스장이 300만원씩 지원을 받을 때 여행사들은 100만원씩만 받았다”며 “4차 재난지원금 얘기가 있지만 여행업 종사자들이 정부 지원의 사각지대에 있다보니 또 고통을 받을까 걱정이다”라고 하소연 했다.
집회에 참석한 한 여행사 업주는 “택배 기사, 대리 기사, 보험설계사까지 안 하는 일이 없다”면서 “10만명의 여행업 종사자들의 생존권 보장과 재난 업종 지정에 문재인 정부가 응답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영 악화로 직원을 휴직시키는 사업주에게 정부가 휴직수당의 일부를 지급하는 고용유지지원금에 대한 따끔한 질책도 나왔다. 또 다른 여행사 업주는 “고용유지지원금을 받기 위해선 직원이 출근을 하면 안 된다”면서 “코로나19가 종식 되면 여행의 패턴이 바뀔 것이고 여행사들은 이에 대한 준비도 해야 하는데 직원이 출근하지 못하는 상황에선 불가능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비대위는 오는 26일까지 청와대 분수대 광장 앞에서 피켓시위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여행업 생존 비상대책위원회가 22일 청와대 분수대 광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행업 생존을 위한 피켓시위를 시작했다. 사진/정등용 기자
정등용 기자 dyzpow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