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보궐선거 경선이 막바지에 다달으면서 박영선 예비후보는 '확장성'에 우상호 예비후보는 '정통성'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박 후보는 여론조사상 우세함을 기반으로 경선 이후를, 우 후보는 당 경선에 집중해 당심에 집중하는 전략이다.
22일 두 후보는 BBS 라디오 민주당 서울시장 경선 후보 토론회에 출연해 부동산 공약을 놓고 맞섰다. 그간 진행된 수차례의 토론회와 마찬가지로 우 후보의 인공부지 공공주택 건설과 박 후보의 경부고속도로 지하화가 쟁점이었다.
박 후보는 강변에 아파트를 대량 공급하는 우 후보의 공급책에 "미관상으로도 그렇고 조망권의 공공화라는 측면도 굉장히 훼손된다"고 지적했다. 우 후보는 "경부고속도로 지하화를 통한 주택 공급 공약을 두고 "강남 대규모 개발계획이 주변 집값을 상승시키고 그것이 전국적 집값 상승으로 이어져 왔던 선례에 비춘다면 부동산 가격 안정이라는 취지에 걸맞지 않은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두 후보가 토론회를 통해 정책 공약의 헛점을 짚고 있지만 문제는 당 경선 결과다. 민주당은 오는 26~27일 권리당원 온라인 투표를 진행한 후 28일과 다음달 1일에 걸쳐 권리당원 ARS 투표와 시민 ARS 투표까지 진행한다. 권리당원과 시민투표는 각각 50% 비율로 당심과 민심 모두를 얻어야 당의 최종 후보에 오를 수 있다.
박 후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우 후보보다 앞서고 있는 만큼 경선 이후를 준비하는 모양새다. 이 과정에서 무소속의 금태섭 민주당 전 의원과 조정훈 시대전환 후보는 최대 관심사다. 박 후보는 이날 조 후보를 만나 정책대담을 펼친다.
야권에서도 두 후보는 양당 구도를 벗어난 확장성 확보 측면에서 접촉면을 넓히는 의도로 러브콜을 이어가고 있다. 박 후보는 이미 경선 과정에서 '품이 넓은 민주당'을 강조하며 제3지대와 중도층 확장에 관심을 보여왔다. 조 후보 측과 정책대담 역시 이같은 차원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특히 여론조사상 양자구도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엎치락뒤치락 하고 있는 만큼 중도층 확장은 박 후보의 최대 과제이기도 하다.
우 후보는 당심을 확보해 경선을 통과해야 하는 것이 필연적 숙제다. 때문에 50%의 시민투표보다는 나머지 50%의 권리당원 투표에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우 후보는 토론회 과정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 민주당의 정통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김대중 전 대통령은) 민주주의의 꽃을 피우고 평화통일을 꿈꿨고 네 번의 죽을 고비가 있었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며 "평생 빨갱이라는 낙인을 안고 살았다"고 말했다.
특히 "온갖 탄압과 존엄 속 포기하지 않는 꿈이 민주당의 가치이자 꿈"이라며 "우리는 김대중처럼, 노무현처럼 당당하게 민주당답게 싸우면 이길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을 지키자"고 호소했다. 민주화운동 등 자신의 걸어온 길을 회상하며 당의 정통성에 방점을 찍었다.
박영선(왼쪽),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21일 서울 성동구 레이어57 스튜디오에서 열린 '4.7 재보궐선거 서울시장 후보자 선출 경선대회'에 앞서 기념촬영 후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