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벤처시대 우리가연다)"모바일 원격결제 서비스로 제2 도약!"

②박태형 인포뱅크 대표

입력 : 2010-07-13 오후 3:34:52
 
[뉴스토마토 문경미기자]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도 우리나라에서 굉장히 많이 사용하지만 한국에 '지사'가 없잖아요. 스마트폰과 무선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우리에게도 해외에 대한 기회가 열린거죠."
 
국내외 사용자 약 20만명이 다운로드 받은 스마트폰용 메시징 어플리케이션 '엠앤톡(m&Talk)'을 설명하는 박태형 인포뱅크 대표이사의 눈이 순간 반짝였다.
 
'무료' 어플로 사용자들에게서 호응을 얻은 엠앤톡(m&Talk)'은 출시 하루만에 전체 앱스토어 소셜 네트워킹 분야에서 1위를 차지할만큼 그 상품성이 철저히 검증됐다.
 
그리고 '엠앤톡(m&Talk)' 영어버전이 다음 달 출시를 앞두고 있다.
 
지난 9일 오후 서울 역삼동 큰길타워 14층에 위치한 인포뱅크 본사에서 만난 박태형 대표이사는 인터뷰를 요청한 기자에게 '범프(Bump-아이폰 사용자 간 전자명함을 주고받을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를 청했다.
 
 
올해 나이 53살이지만 "영(young)해 보인다"는 기자의 칭찬에 "올드(old)하죠"라고 멋쩍어 하는 박 대표. 평균 나이 30대 초반(임원 제외)의 회사를 이끄는 대표여서일까. 수줍게 웃는 모습에서 그가 창업 1세대의 격전장을 뚫고 나온 벤처창업가가 맞을까 하는 의문이 들 정도였다.
 
1995년 창업 당시 그의 나이 서른아홉이었다.
 
◇ 마흔의 기로, 금융인에서 '벤처창업가'로
 
"제가 당시 뱅커스 트러스트(Bankers Trust)에서 기업들의 종합서비스를 담당했는데요. 미국에서 IT붐이 일어났을 때, 당시 전 세계 지사망을 검색할 수 있는 서비스가 있었는데 그걸 한국에 적용해보는 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흔을 넘겨서 계속 금융인으로 살아야 하나 고민하던 차에, '결혼하면 창업하겠다'고 막연하게 생각만 하다가 38살 11월에 결혼하고 다음해 6월에 창업했습니다."
 
'외국계 은행 수석부지점장'. 이것이 그의 마지막 금융인으로서의 지위였다. 지금 그와 함께 일했던 동료들은 '거물급'이 되었단다. 창업 후 그의 10년 연봉을 다 합쳐도 창업 전 연봉 1년치도 되지 않는다.
 
사업은 난관의 연속이었다.
 
창업 2년만인 1997년 버스안내 시스템을 개발해 서울시와 공급계약을 맺는 성과를 올렸지만 IMF가 터지면서 서울시는 사업을 접었고, 회사는 성장의 기회를 잃었다.
 
1998년 국내 최초로 기업용 메시징 서비스를 출시하고, 99년에는 국내 최초로 10대 증권사 모바일 금융거래 서비스를 개시했지만 쉽사리 결실을 맺지 못했다.
 
2000년, 대만과 말레이시아에 수출도 해보고 중국에 지사도 세웠지만, 법인 대상의 서비스를 한국회사가 시도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많은 우여곡절 끝에 처음으로 흑자를 기록한 것이 창업 8년만인 2003년이었다.
 
"회사를 설립할 때 아내가 엄청 반대했죠. 연봉이 40분의 1로 줄고 고생만 시켰으니까요. 지금도 20년 전과 비교하면 절반도 안되죠. 그래도 이제 큰 어려움을 넘어서서 새로운 걸 자꾸 만들어나갈 수 있다는 게 가장 행복해요. 금융에서는 시장의 상황을 이용해서 하는 거지만 새로운 건 안나오거든요. IT는 세상에 전혀 없는 새로운 걸 만드는 거니까요."
 
◇"끊임없이 새로운 걸 할 수 있는 곳, 인포뱅크"
 
인포뱅크는 모바일 시대를 맞아 새로운 변신에 나서고 있다.
 
무선인터넷과 스마트폰을 위한 '모바일 부가 서비스' 사업으로 지난해와 올해 '엠앤뱅크(m&Bank)'와 '엠앤톡(m&Talk)'을 내놓았다.
 
엠앤뱅크(m&Bank)는 휴대폰에서 국내 모든 신용카드로 결제할 수 있는 모바일 결제 서비스로, 원격 결제가 가능한 만큼 앞으로 성장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인포뱅크 창업 15년, 이제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도약할 시기다. 과연 가능할까?
 
"중요한건 앞으로 2~3년이라고 보는데요. 전체적인 큰 흐름을 보면 우리 벤처 업계에서 크게 성공한 기업들은 인터넷붐을 타고 일어났는데, 업종별로 보통 10년 단위로 기회가 오는 것 같아요. 그리고 우리 회사는 지금 그 기회 앞에 서 있구요. 사실 10년 전에도 기회가 있었지만, 그 때는 제가 사업에 미숙해서 투자받는 것까지 밖에 못했고, 사업을 크게 발전시키지 못했습니다. 이제부터는 그런 경쟁을 방지하는 전략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그 사업이 성장한다면 저희가 큰 역할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구글처럼 사람들이 일하기 좋아하는 기업'을 만들겠다는 박태형 대표이사. 젊은 친구들과 함께 일해서 나날이 '영(young)'해지는 그가 더 새로운 서비스로 인포뱅크를 구글의 아성을 뛰어넘는 '명품 벤처'로 도약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박태형 대표이사는 = 1957년생으로 서울대학교 자원공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산업공학 석사 및 펜실베니아대학교 와튼스쿨(University of Pennsylvania Wharton School)에서 MBA 과정을 마쳤다. 1984년 뱅커스 트러스트(Bankers Trust) 은행 한국지점 심사부로 입사해 1995년 수석부지점장으로 회사를 나왔다. 같은해 인포뱅크를 설립하고 현재 대표이사로 일하고 있다. 
 
뉴스토마토 문경미 기자 iris060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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