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상책, 장난하나"…넥슨 '메이플' 아이템 확률 논란에 격분한 유저들, 국회로 나서

넥슨, 확률 조작 의혹 부인·전체 2.5% 수준 보상안 제시
이용자들, 진정성 있는 사과와 명확한 확률 공개 요구

입력 : 2021-02-25 오후 2:52:54
[뉴스토마토 이선율 기자] 넥슨의 PC온라인 게임 '메이플스토리' 확률형 아이템 확률 조작 의혹을 둘러싸고 회사와 이용자들의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이용자들은 넥슨이 확률 공개를 거부한 데 이어 아이템 추가옵션의 확률 조작 의혹을 인정하지 않고 임시방편적인 보상 체계를 내놓는 데 그쳤다며 국회로까지 나와 다시 트럭시위에 나섰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4일 넥슨은 지난 2019년 2월 1일부터 올해 2월 24일 오후 6시 기간 중 사용한 메이플스토리 아이템 추가 옵션에 대한 일부 보상 방식을 발표했다. 넥슨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문제가 됐던 아이템인 ‘환생의 불꽃’ 종류와 개수에 따라 포인트를 7일간 차등 지급하겠다는 내용과 함께 게임 캐릭터의 어빌리티(잠재능력)와 관련한 보상안을 내놓았다.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넥슨 메이플스토리 이용자들이 확률 조작 의혹을 제기하며 정확한 확률 공개를 요구하는 트럭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메이플스토리 커뮤니티
 
하지만 이용자들은 교환이 불가능한 방식으로 아이템 10개당 1개씩 일주일 이내 소모하도록 하는 보상안은 실효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사측이 이번에도 확률 조작 의혹에 대해서는 ‘오류’라고 정정하며, 실책을 인정하지 않자 이용자들은 격분했다. 지난 2019년부터 꾸준히 지적해온 '확률형 아이템' 조작 의혹에 대한 문제제기에 대해 묵묵부답이다가 최근 정부가 게임법 전부개정안을 추진하려는 시기에 맞춰 보상안을 내놓은 것은 사후약방문격이며 유저들을 기만하는 것이라는 반응도 나왔다. 이에 이들은 24일 오전 11시반부터 오후 4시까지 서울 국회의사당과 넥슨 본사 앞에서 트럭시위를 진행중이다.
 
오딘아이라는 아이디를 보유한 메이플스토리 이용자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당초 수급이 어려운 10개 아이템(환생의 불꽃)을 과거에는 교환가능으로 판매를 하게 해놓고 이제와서 보상안에 10개 사용한 아이템에 대해 1개만 보상하되 그 기간도 일주일로 제한한다는 내용은 보상이 아니다”라며 “아이템을 쓸 수 없는데 왜 그게 보상인가. 2019년부터 지속적으로 확률 문제를 제기해왔는데 그땐 문제 없다고 대응하다가 이제와서 업데이트를 통해 문제를 인정하면서도 이런 터무니없는 보상을 내놓는 것 자체가 모순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환생의 불꽃 아이템 1개를 구하는데 소모되는 비용이 2억 가량의 메소(게임 캐쉬)인데 현재는 4억까지 올라가 있는 상태다. 메이플스토리로만 매출의 50% 이상을 벌어들였으면서, 의문시 되는 확률을 이용자들에게 정확히 공개하지 않고 형편없는 보상안을 내놓고 있다"며 "여기에 지친 일부 유저들은 다른 경쟁사 작품으로 대거 이탈하기도 했다. 더 이상 손놓고 있을 수 없어 트럭시위를 벌인 것이고, 국회의 게임법 전부 개정안 추진에 적극 찬성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과금구조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정확한 확률만 공개된다면 기꺼이 돈을 투자할 수 있다"며 "이용자와의 신뢰 회복이 우선돼야 게임산업도 발전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넥슨의 메이플스토리 이용자들 사이에선 게임 아이템 '환생의 불꽃'과 관련해 조작 의혹이 제기돼 왔다. 사건이 커진 것은 넥슨이 지난 18일 오후 메이플스토리 업데이트 사전 테스트를 위한 테스트월드에 신규 업데이트 내역을 올리면서부터다. 아이템과 관련된 ‘개선 및 오류 수정’ 항목에서 ‘아이템에 부여되는 모든 종류의 추가옵션을 동일한 확률로 얻을 수 있도록 수정했다’고 언급해 논란이 됐다. 이는 지금껏 확률이 동일하지 않았다는 점을 인정하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넥슨 메이플스토리 공식 홈페이지에 올라온 보상대책.
 
환생의 불꽃은 이용자 본인이 장착한 무기에 '무작위'로 추가 성능을 부여하는 아이템이다. 이용자들 사이에선 자신이 원하는 특정 성능을 부여받기 위해 아이템을 수십 차례 반복 사용했지만, 이에 성공한 경우는 거의 없다는 의견들이 공유됐다. 그런데 넥슨이 이번에 올린 공지로, ‘조작’ 아이템이라는 의혹이 더 짙어진 것이다.
 
격분한 이용자들은 본사에 항의했고, 넥슨은 지난 19일 환생의 불꽃 아이템에 대한 기존 사용기록을 조사한 이후 보상안을 내놓겠다는 내용을 담은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관계자는 “보상안을 자세히 보면 지난 8년간 확률로 이용자들을 기만했으면서 전체의 10%만 보상하겠다는 것이고, 이마저도 내용을 뜯어보면 전체 8년중 2년 대상이기 때문에 2.5%만 보상하겠다는 것”이라며 “메이플스토리 건은 8년전부터 확률 조작 등 의혹이 제기돼왔는데, 이번 보상안은 보상이라고 보기 어렵고 사실상 이용자들을 무시하는 행위다”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넥슨 관계자는 "확률 조작이 아니라 로직에 대한 오류가 있어서 그렇게 얘기한 것"이라며 "환생의 불꽃 아이템 속성이 7일짜리라서 그대로 적용된다"고 답했다.
 
한편 넥슨 메이플스토리 이용자들은 넥슨 측이 진정성 있는 사과와 확률형아이템에 대한 정확한 확률 공개를 할 것을 촉구하는 트럭시위를 24일부터 3일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이선율 기자 melod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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