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5일 부산을 찾아 '동남권 메가시티' 구축 전략을 보고받고 정부의 적극적인 관심과 정책적 지원 의사를 밝혔다. 문 대통령의 부산 방문은 지난해 2월 '부산형 일자리 상생협약식' 이후 1년 만이다.
동남권 메가시티는 부산·울산·경남이 초광역 상생·협력을 통해 800만 시·도민 공동의 경제·생활·문화·행정 공동체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트라이포트'(Tri-Port, 부산신항·진해신항, 광역철도망, 가덕도 신공항) 물류 플랫폼을 구축, 서울·인천·경기 수도권 수준의 '동북아 8대 광역경제권'으로 부상한다는 각오다.
문 대통령의 이날 일정은 부산 부전역에서 시작됐다. 문 대통령은 송철호 울산광역시장으로부터 '동남권 광역교통망 구축' 등을 골자로 하는 생활공동체 조성 방안과 '동남권 광역특별연합'이라는 행정공동체 구성 계획을 보고 받았다.
송 시장은 "생활공동체를 이루기 위해서는 광역교통망 인프라를 확충하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면서 부산-울산-경남을 연결하는 순환광역철도와 GTX, '바다를 나는 배'로 불리는 위그선 도입 필요성 등을 강조하며 정부의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다. 문 대통령도 이에 공감했다.
부전역 일정을 마친 문 대통령은 어업지도선에 승선해 가덕도 신공항 부지 예정지로 향했다. 문 대통령은 선상에서 부지 예정지를 시찰하고 이병진 부산시장 권한대행으로부터 '가덕신공항 추진 상황'과 '동남권 문화공동체 조성 방안'에 대해 보고받았다.
이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문화공동체 조성에 있어 중요한 과제인 '2030 부산월드엑스포' 유치에 정부와 지자체의 협력을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은 2030년 부산엑스포 개막 이전에 신공항을 개항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마지막으로 문 대통령은 부산신항으로 이동해 김경수 경상남도지사로부터 동북아 스마트 물류 플랫폼 구축 등 경제공동체 방안을 포함한 '동남권 메가시티 비전'을 청취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신공항이 들어서면 24시간 하늘길이 열리고, 하늘길과 바닷길, 육지길이 만나 세계적 물류 허브가 될 것"이라며 "신공항 효과를 높이고 동남권 경제생활 공동체 구성을 뒷받침하기 위해 육해공 인프라를 더욱 긴밀히 연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민주당 이낙연 대표, 김태년 원내대표, 이광재 미래전환 K-뉴딜위원회 총괄본부장 등 당정청 주요 인사들이 총출동했다.
청와대는 이번 일정이 한국판 뉴딜의 핵심인 지역균형 뉴딜 현장 방문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권역들도 지역 특성에 맞게 초광역 협력을 통한 발전전략을 제시하면 정부에서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는 입장이다. 그렇지만 야권은 4월7일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둔 '노골적인 선거개입'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누가 봐도 대통령의 도넘은 선거개입"이라며 "정권 차원의 명백한 불법 선거개입을 중단하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선거질서를 훼손하는 대통령의 노골적인 선거 개입은 탄핵 사유에 해당한다"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검토에 들어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민주당 신영대 대변인은 논평에서 "이미 오래 전부터 기획된 것으로 이번 선거와는 전혀 무관한 것"이라며 "국민의힘은 부산 경제 활성화를 위한 정책 행보가 4·7 재보궐선거만을 위한 선거용 공약이라는 편협한 생각만 하고 있느냐"고 꼬집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부산에서 열린 ‘동남권 메가시티 구축 전략 보고’에 참석, 가덕도 공항 예정지를 선상 시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에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은 한국판뉴딜의 차질없는 추진과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꾸준히 관련 현장을 방문하고 있다”면서 “부산 방문은 보궐선거와 무관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소통행보의 일환으로 오래전 결정된 행사”라고 반박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지난 1월11일 신년사에서 초광역 지역균형 뉴딜을 강조한 바 있다”면서 “이번 부산방문은 한국판뉴딜 현장으로서 11번째, 지역균형뉴딜투어로서는 전남 신안 해상풍력단지에 이은 2번째 현장 방문”이라며 야당의 주장에 선을 그었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