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자유주의 세계질서로 연결돼 있던 사회가 코로나19로 붕괴하고 있다. 전환기에 뜨는 사회적 가치를 담은 휴머노믹스와 탈중앙화·탈독점화를 추구하는 프로토콜 경제에 집중해야 한다."
이원재 LAB2050 대표는 <뉴스토마토>가 '코로나 시대 청년의 일과 일자리'를 주제로 24일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개최한 '2021청년컨퍼런스' 기조연설을 통해 '코로나 세대 청년들의 위한 한국사회 초회복 전략'을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이원재 LAB2050 대표가 '코로나 세대 청년들의 위한 한국사회 초회복 전략'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이 대표는 코로나19 이후 현재 사회를 '연결이 끊어져 붕괴 중인 사회'라고 진단했다. 과거 개인은 민주주의 체제 아래 자유롭게 교류하며 경제성장을 누리고, 성장의 과실을 나누는 복지국가를 기반으로 한 자유주의 세계질서 속에서 연결돼있었다. 하지만 불평등, 기후위기 같은 내재된 위험 요인이 사람들의 불안을 키웠고, 여기에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 상징되는 보호무역주의, 인종주의, 극우주의가 등장하면서 서서히 연결이 끊어지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기존의 체제가 흔들리는 과정에서 코로나19는 위기를 전면화했고 정당화 시켰다"고 지적했다.
그는 코로나19가 초래한 가장 심각한 위기로 불평등 문제를 지적했다. 다국적 투자은행 UBS가 발간한 '억만장자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몇 달간 세계 억만장자들 자산이 40% 가량 증가했다. 이 대표는 "대부분의 억만장자는 테크기업의 주주들로, 기술 기업 주가가 오르면서 더 많은 부를 축적했다"면서 "전세계 선진국 대부분이 10% 가까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지만 그 와중에 억만장자의 자산은 더 늘어난 셈"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불평등을 완화하는 안정적 일자리가 줄어드는 것에 대한 우려도 있다. 서비스업에 비해 안정적인 일자리로 여겨지는 제조업의 경우 고용이 현저히 줄고 있다. 이 대표는 "기술 혁신이란 고용 절약을 목표로 하고 있는 측면이 있다"면서 "1990년대 이후 한국 경제에서 제조업 부가가치는 7배 증가했지만 고용은 거의 증가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이 대표는 새로운 시대로 전환하며 부상 중인 경제 키워드로 '휴머노믹스'와 '프로토콜 경제'를 지목했다. 경제가 어떤 가치를 담고 있는지를 중시하는 휴머노믹스의 대표적인 예로 최근 뜨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꼽을 수 있다. 또 양적인 성장을 중시하던 과거와 달리 삶의 질을 높이고 사회적 가치를 구현하는 것이 중요해지면서 프로토콜 경제 개념이 부상하고 있다. 프로토콜 경제란 위계 없는 경제를 지향하는 것으로, 플랫폼 경제 체제의 독점적 비즈니스 환경과 그에 수반하는 고용 불안과 같은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 대표는 "두 가지 키워드는 코로나19 이전까지 주류 자리를 차지하지 못했지만 다른 경제 체제로 전환이 시급한 가운데 이를 실제로 실행에 옮겨야 하는 상황에 도달했다"고 진단했다.
이처럼 급변하는 현재의 흐름을 청년들이 정확히 이해하고 대응해야 한다는 게 이 대표의 주장이다. 그는 "청년들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라는 질문 앞에서 막막해질 때 현재 일어나는 새로운 변화에 적응하는 방식으로 대응한다는 기본적 생각을 가지고 접근해야 한다"면서 "(휴머노믹스와 프로토콜 경제) 두 가지 측면에서 볼 때 사회적 의미가 있는 일을 찾아 커리어를 만들고,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을 찾아 프로페셔널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국가 차원의 대응 또한 속도를 올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대표는 "개인의 노력 뒤에 반드시 뒷받침 돼야 하는 것은 국가의 역할"이라며 "전통적 해법인 실업급여나 국가가 개인에 일자리를 제공하는 미국의 민주적 사회주의, 국가가 개인에게 직접 제공하는 기본소득 등 어떤 방식으로든 개인의 삶을 안정시킬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