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MC사업부)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밝힌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여전히 운영방향은 미지수다.
LG전자는 지난 1월 세계 최대 전자제품 박람회인 'CES 2021'에서 화면이 돌돌 말리는 'LG롤러블폰'을 소개하는 영상을 8초 가량 공개한 바 있다. 롤러블폰은 불과 8초 영상으로 국내외 언론과 소비자들의 기대감을 높이는데 충분했다.
그러나 LG전자는 지난 1월20일 돌연 스마트폰 사업을 맡고 있는 MC사업을 전면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LG전자의 MC 사업본부는 지난해 4분기까지 2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한때 초콜릿폰, 샤인폰, 프라다폰 등 글로벌 히트작으로 LG전자를 먹여살렸지만 지금은 적자의 늪에서 헤어나오질 못하고 있다.
권봉석 LG전자 사장은 MC 사업부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MC사업본부의 사업 운영 방향이 어떻게 정해지더라도 원칙적으로 구성원의 고용은 유지되니 불안해 할 필요가 없다"며 "향후 사업 운영 방향이 결정되는 대로 소통하겠다"며 사실상 사업 재편을 공식화했다.
이어 그는 "현재 다양한 시나리오를 놓고 검토 중인 상황"이라고도 했다.
LG전자가 공식적으로 중대한 사업 재편 결정이 임박했다는 것을 시사하면서 업계는 앞으로의 MC사업 방향성에 대해 관심이 높다. LG전자는 MC사업본부의 규모를 축소하거나, 시장에서 철수하거나, 매각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LG전자가 MC사업에 대한 고민이 길어지면서 업계에는 롤러블폰 개발 중단설이 돌기도 했다. 국내외 매체는 LG전자가 롤러블폰 핵심 부품인 디스플레이를 개발해 온 중국 패널업체 BOE 측에 관련 프로젝트 3건을 모두 중단시켰다고 보도했다. 이렇다 보니 일각에서는 BOE를 포함한 관련 공급망 업체들이 LG전자에 현재까지 진척 상황에 대한 개발비를 청구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중단설에 대해 LG전자 측은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업계는 롤러블폰 출시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을 높게 내다보고 있다.
LG전자가 한달이 넘도록 MC 사업 방향에 대한 공시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으면서 소비자 및 투자자들은 혼란스럽기만 하다.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 방향성은 불투명한 가운데 기대를 모았던 롤러블폰은 출시 여부마저 오리무중이다. 소비자들은 LG전자 스마트폰을 구매해도 될지 고민하고 있고 기존 LG폰 이용자들은 향후 AS에 대한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LG전자가 하루 빨리 MC 사업 운영 방향에 대해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진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