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정부의 세액 공제 지원 대책과 별개로 중복 수혜가 가능한 서울형 '착한 임대인' 사업이 외면당하고 있다. 임대료 인하 목적보다는 사회적 파급 효과에 중점을 두고 있어 실효성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8일 서울시는 지난달 15일부터 이달 31일까지 서울형 '착한 임대인' 사업 신청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23억원의 예산으로 2890개 점포에 48억원 가량의 임대료를 인하했다.
서울형 착한 임대인 사업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상가건물 임대인의 인하 상생협약 체결의 적극적 동참 유도 및 확산을 하고자 시작됐다.
올해 다시 접수가 시작된 '서울형 착한 임대인 사업'은 정부가 올해 6월까지 연장한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 임대료 인하 금액의 50%를 세액 공제해주는 지원 대책과도 중복 수혜가 가능하지만, 실효성 부족으로 외면당하고 있다.
지난해 착한 임대인 1차 모집에 2317곳이 신청했고, 2차 모집에서는 773곳으로 지원자수가 줄었다. 이는 건물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 임대료를 한 번 인하하면 건물 가치가 하락해 임대료를 회복할 수 없을 것이라는 임대인들의 고심도 깊다.
대한 임대인 협회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임대료 인하 절차·과정이 까다롭고 복잡한데, 기간도 오래 걸려 신청 자체가 무의미하다"며 "다시 임대료를 올리는데 임차인과 갈등이 생길 수도 있어 활성화 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지난해 현금 최대 500만원이었던, 지원금도 올해는 서울시 사랑상품권 최대 100만원으로 줄었다. 지난해에는 상가건물 환산보증금(월세X100+보증금)이 9억원 이하인 점포에 대해 임대인과 임차인이 상생협약을 체결하고 임대료 인하를 결정하면 협약 기간 내 총 인하액의 30% 범위로 최대 500만원을 건물보수 및 전기안전 점검 비용을 지원했다.
올해는 총 임대료 인하 구간 100만원 이상 500만원 미만에는 30만원, 500만원 이상 1000만원 미만에는 50만원, 1000만원 이상에는 100만원의 상품권 지원으로 바뀌었다. 상품권으로 지급하면서 사실상 사용처도 줄어든 셈이다.
올해에도 지원금과 지급 기준 등이 바뀐 서울형 임대인 사업은 계속되지만, 지난해 결과로만 보면 실패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서울 공실은 급증하고, 임대료는 그대로 실제 매출은 지난 2019년 대비 평균 36.4% 급감했다. 반면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매출급감 등의 이유로 임차인이 임대료 일부를 할인 받은 경우는 실제 3곳 중 1곳(31.6%)에 불과하다.
서울시 관계자는 통화에서 "서울형 착한 임대인 사업 지원자가 실제로 몇 명이 참여했고, 얼마나 지원했는지에대해서는 의미를 두고 있지 않고 있다"며 "사회적 붐업차원에서 임대인의 임대료 인하를 유도하는 효과를 내기 위해 시작된 사업"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서울시에서 월세를 조정해 한시적으로 할인 받을 수 있는 '코로나19 상생임대료' 정책과도 유사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코로나19 상생임대료 정책은 지난 2019년 평균 매출액 대비 최근 2개월 연속으로 매출이 30% 이상 감소한 임차인의 경우 월세를 조정해 한시적으로 할인 받는 정책이다.
각 대학들이 1학기 수업을 비대면 수업과 제한적 대면 수업 병행으로 진행하고 있는 지난 3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대학가가 한산하다. 사진/뉴시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