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규하 기자] 일방적으로 단가를 후려치고 ‘선시공 후계약’의 하도급 갑질을 한 선박구성부분품 제조업체인 스윅이 공정당국에 덜미를 잡혔다. 특히 ‘선시공 후계약’만 50건이 넘는 등 조선업계의 관행적인 불공정하도급거래가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스윅의 불공정 하도급거래행위에 대해 시정명령 및 과징금 1600만원을 부과한다고 9일 밝혔다.
위반 내용을 보면, 스윅은 지난 2017년 1월 17일 수급사업자와 연간 단가계약을 체결하면서 일률적인 비율로 단가를 인하해왔다. 정당한 사유 없이 단가를 인하한 품목은 4개로 전년과 비교해 일률적으로 5%를 깎아 하도급 대금을 정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스윅의 불공정 하도급거래행위에 대해 시정명령 및 과징금 1600만원을 부과한다고 9일 밝혔다. 사진/뉴스토마토
예컨대 조선 경기악화·발주자의 단가인하 요청 등을 이유로 6300만원의 하도급 대금 중 300만원을 인하하는 식이었다.
공정위 측은 “일률적인 비율로 단가를 인하하는 행위가 정당한 사유가 되려면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근거에 따라 결정하거나, 개별적 단가 결정에 비해 수급사업자에게 유리한 경우에 해당돼야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스윅은 품목별 작업의 내용, 난이도, 소요시간 등을 고려하지 않고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근거 없이 일률적인 비율로 단가를 인하했다는 판단이다.
이 뿐만 아니다.
스윅은 2015년 12월부터 2018년 1월까지 배에 필요한 장치·장비 설치(선박 블록 의장품)를 맡기면서 57건의 계약서를 늦게 발급했다. 하도급법상 계약은 수급사업자가 작업을 시작하기 전까지 품명, 중량, 하도급대금 등 중요 기재사항이 포함된 계약서를 발급하도록 돼 있다.
김현수 부산공정거래사무소 총괄과장은 “수급사업자는 작업 내용 및 하도급대금을 정확히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작업을 진행하게 돼 분쟁 예방을 위한 절차적 권리를 보장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건을 통해 조선업계의 ‘선시공 후계약’ 방식의 관행적인 불공정 하도급거래가 지속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조선업 분야에서 불공정 하도급거래 행위를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잘못된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업계와 함께 노력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규하 기자 judi@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