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노동조합과 시민단체가 최정우
포스코(005490) 회장을 산업안전법 위반에 이어 자본시장법을 지키지 않은 혐의로도 고발했다. 오는 12일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최 회장 연임 저지를 위한 공세가 더욱 거세지는 분위기다.
전국금속노조와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민변 민생경제위원회는 9일 오전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정우 회장과 임원 63명이 회사 내부 정보를 미리 알고 주식을 사 이익을 봤다며 이에 대해 "면밀한 수사와 준엄한 심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공시에 따르면 최 회장과 임원 63명은 지난해 3월 12일부터 31일까지 회사 주식을 연이어 매입했다. 당시 최 회장은 615주를 매수했고 장인화 사장은 500주, 전중선 부사장은 1000주를 샀다. 임원들의 주식 매입이 마무리된 열흘 뒤인 4월 10일 포스코 이사회에서는 1년간 1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겠다고 의결했고 이후 포스코 주가는 뛰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노조와 시민단체는 최 회장을 포함한 임원들이 회사 차원의 자사주 매입을 미리 알고 이전에 주식을 사 막대한 이익을 봤다는 주장이다. 실제 지난해 3월 13만3000원까지 떨어졌던 포스코 주식은 자사주 매입 발표 후 꾸준히 상승했으며 최근 경영 상황도 나아지며 이날 기준 31만원을 넘어섰다.
김종보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변호사는 "주식 시장에서 대규모 자사주 매입은 굉장한 호재"라며 "자사주 매입 계획을 세우는 상태에서 주식을 취득했다는 것은 자본시장법 '미공개 중요 정보 이용행위 금지' 조항을 위반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금속노조와 시민단체가 9일 오전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최 회장과 임원 63명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진/김지영 기자
당시 주가가 내려가면서 책임 경영 차원에서 주식을 샀다는 최 회장 해명에 대해선 "오너 기업에서는 주가 하락을 방어하기 위해 총수가 자사주를 사는 경우가 있지만 포스코는 상황이 다르다"며 "오너 기업이 아닌 포스코 임원이 주가 방어를 위해 주식을 취득할 이유가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주식을 매입하더라도 호재성 공시가 있기 직전 이처럼 임원들이 자사주를 매입하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금속 노조 손상용 전략조직부장은 "최 회장의 부정과 불법은 양파 껍질을 까듯 계속 나오고 있다"며 "사망 사고가 끊이지 않아 산업안전보건법으로 고발했음에도 여전히 진심 어린 사과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최 회장은 연임이 아닌 즉각 사퇴해야 한다"며 "책임 있는 경영자라면 정기 주총 전 퇴진하고 검찰 조사를 받아야한다는 게 현장 노동자들의 목소리"라고 덧붙였다.
이날 노조와 시민단체는 "최 회장과 임원들은 포스코가 주인이 없는 회사임을 악용해 개인적인 사익을 실현했다는 점에서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며 "회사 내부 통제는 이뤄지지 않았고, 외부의 시선도 의식하지 않을 만큼 도덕적 해이가 땅에 떨어진 상태로, 향후 이와 같은 범죄행위가 반복될 위험성이 매우 높다"고 강조했다.
한편 연임을 앞두고 압박이 심해지자 최 회장은 최근 주주들에 서한을 보내 "내부 생산 능력을 점진적으로 확대하고 국내외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사업기회를 발굴해 나가겠다"며 "안전을 최우선 핵심가치로 실천해 재해 없는 행복한 삶의 터전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