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파이 붙어보자"…갈고 닦은 내공 앞세우는 국내 음악 플랫폼

입력 : 2021-03-14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배한님 기자] 스포티파이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구 카카오M)의 음원을 확보하면서 국내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방대한 해외 음원과 강력한 개인화 서비스로 무장한 전 세계 1위 사업자 스포티파이의 공세에 맞서기 위해, 토종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들은 국내 소비자 맞춤형 전략을 앞세우며 전력을 다듬어 가고 있다.
 
한국 스포티파이 서비스 화면. 사진/스포티파이 코리아
 
12일 업계에 따르면 스포티파이는 이날부터 아이유·에픽하이·임영웅 등을 포함한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유통 음원 서비스를 재개한다. 양사가 극적으로 합의점을 도출하면서 글로벌 서비스뿐만 아니라 한국 스포티파이에서도 카카오의 음원을 들을 수 있게 됐다. 이에 론칭 한 달이 넘었지만 1% 안팎의 점유율을 유지하며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던 스포티파이가 점유율을 끌어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글로벌 1위 사업자의 공습이 국내 음원 스트리밍 기업에게 위기로 작용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지만, 국내 사업자들은 스포티파이에 밀리지 않을 것이라 자신하는 분위기다. 토종 기업들은 국내 콘텐츠를 주로 소비하는 한국 고객의 독특한 사용 패턴과 자신들만의 차별화된 서비스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멜론은 국내 사용자들에게 가장 익숙한 '실시간 인기 차트'를 끊임없이 개편하며 국내 시장 점유율 1위를 공고히 하고 있다.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과도한 차트 경쟁을 해소하고자 지난해 5월 1시간 단위로 집계하던 실시간 차트를 24시간 기준인 '24Hits'로 변경하고 순위 등락 표시를 없애는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아울러 다양한 신곡을 발견할 수 있도록 발매 1주차와 4주차 인기 음악을 확인할 수 있는 '최신 24Hits'와 개인 음악 감상 이력을 기반으로 한 'My 24Hits' 등도 선보였다. 
 
지난달 2일 경쟁자인 스포티파이의 국내 진출을 환영하는 플로의 공식 인스타그램. 사진/플로 인스타그램 갈무리
 
플로는 인공지능(AI) 기반의 '개인화 서비스'를 내세우며 스포티파이가 가장 잘하는 분야에 정면으로 맞선다. 플로는 지난달 말 개인화 서비스 강화 업데이트를 발표하며, 청취이력이 적어도 개인화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는 '첫 14일의 추천' 서비스를 도입했다. 해당 서비스는 가입 후 14일 동안 사용자가 매일 처음 감상한 1곡을 기반으로 함께 듣기 좋은 음악을 추천해준다. 
 
플로는 음악뿐만 아니라 다수의 국내 사업자와 협업해 오리지널 오디오 콘텐츠도 제작한다. 중앙일보의 뉴미디어 팀 '듣똑라(듣다보면 똑똑해지는 라이프)'와 함께 제작한 '케이팝으로 읽는 MZ 유니버스', 금융경제 뉴스레터 '어피티', MZ세대의 최신 트렌드를 소개하는 '캐릿' 등을 단독 제공하며 스포티파이가 연내 한국 도입을 예고한 팟캐스트 서비스에 대항한다.  
 
지니뮤직은 한국 사용자들의 음악 감상 사이클을 반영한 서비스를 목표로 한다. TV에서 화제가 된 음악을 찾아 듣는 국내 사용자의 특성을 반영해 TV 음악 경연프로그램에 등장했던 음악을 하나의 리스트에서 이용할 수 있는 '실시간 원곡 플레이리스트'를 제공한다. 아울러 위키피디아 형태의 고객 참여로 음악 메타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한다. 지니뮤직을 메타DB로 고객들의 음악 소비 활동을 플랫폼에 녹일 계획이다. 
 
네이버 바이브가 지난해 도입한 신규 정산 시스템 구조. 사진/네이버
 
네이버 바이브는 지난해 3월 음원 사용료가 고객이 실제 감상한 음악 저작권자 전달되는 신규 정산 방식을 도입해 사용자의 마음을 얻었다. 대부분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는 음원 재생수에서 각 음원의 재생 횟수가 차지하는 비중을 계산해 정산하는 '비례배분제'를 사용 중이다. 이 때문에 사용자는 자신이 이용하지 않은 음악 저작권자에게도 요금을 지불하고 있었다. 바이브 측은 "신규 정산 방식 도입 이후 1년 만에 유료 가입자가 20% 늘었다"고 설명했다. 
 
배한님 기자 bh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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