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하늬 기자] 쿠팡에는 '이커머스 쇼핑파트너'라는 직무가 있다. 배송원 통근 차량 운전, 무인 자판기 관리, 배송 및 불법 상품 모니터링 등 7개 직무를 맡고 있는 장애인들이 그 주인공이다. A씨는 배송원의 출·퇴근 지원 및 물류센터 내 이동 지원을 목적으로 셔틀 차량 운행을 맡고 있으며 B씨는 재택으로 불법상품을 모니터링한다. 법적 및 회사 방침상 판매 불가 상품 여부, 가품(일명 짝퉁)여부, 성인 상품 여부를 확인하는 직무를 맡고 있는 셈이다.
쿠팡에서 통근셔틀차량 운전기사로 근무하고 있는 장애인 근로자로, 쿠팡은 비장애인 직원들의 만족도가 높은 직무(배송원 통근셔틀차량 운전기사 등)에 장애인 일자리를 계속 확대하고 있다. 사진/장애인고용공단
14일 장애인고용공단에 따르면 쿠팡이 '이커머스 쇼핑파트너'라는 직무를 개발해 장애인 고용률을 1년새 1.34%포인트 늘리고, 200여명의 장애인을 신규로 채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단과 쿠팡이 함께 회사 내 직무분석을 통해 여성, 중증, 장년 장애인 등 장애 유형 및 특성별로 채용 가능한 직무를 발굴한 것이다.
공단과 쿠팡은 이렇게 개발된 직무를 '이커머스 쇼핑파트너'로 명명하고, 공단으로부터 적합 구직자 추천과 맞춤 훈련 서비스를 받아 200여 명의 장애인을 신규로 채용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커머스 쇼핑파트너'는 소비자가 인터넷 혹은 휴대폰을 사용해 물품을 구매하고 소비하는 일련의 과정에 도움을 제공하는 서비스 직무 전체를 통칭하는 직무명이다.
이같은 노력으로 쿠팡의 장애인고용률은 2019년 0.54%에서 ’20년 1.84%로 수직으로 상승했으며, 장애인고용을 전담하는 별도의 팀을 꾸려 '이커머스 쇼핑파트너' 채용도 계속하고 있다. 쿠팡은 올해도 장애인의무고용률 달성을 목표로 공단과 함께 장애 특성을 반영한 다양한 장애인 직무를 추가로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올들어 공단은 오뚜기, 연세대 등과 협약을 통해서도 장애인 일자리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해 경기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장애인 일자리가 위협받고 있어서다.
공단은 오뚜기·연세대학교와 올초 '자회사형 장애인표준사업장' 설립 협약을 체결했다. 자회사형 장애인표준사업장’은 자회사에 고용된 장애인을 모회사가 고용한 것으로 인정하는 제도다. 즉 장애인 의무고용사업주가 장애인 10명 이상 고용 등 일정한 요건을 갖춘 자회사를 설립할 경우, 자회사가 고용한 장애인을 모회사가 고용한 것으로 간주해 고용률에 산입하고 부담금을 감면해주는 제도다. 장애인에게 양질의 안정된 일자리를 제공하고, 기업에는 장애인 고용 의무를 충족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조향현 공단 이사장은 "코로나19로 일자리가 위협받는 상황에도 장애인고용에 애정을 갖는 기업들이 있어 희망이 보인다"며 "직무개발 컨설팅을 확대하고 좀 더 촘촘한 지원정책을 개발하여 장애인 일자리가 계속 늘어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세종=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