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지난해 카드사가 소유하고 있는 부동산 규모가 늘었다. 신규 수익 창출을 위해 해외 법인 점포를 확대한 영향이다. 반면 국내에서는 지점 통폐합 추세에 따라 직접 부동산을 소유하는 것보다 임대하는 방식으로 유동성을 높이고 있다.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카드사들이 보유한 영업설비(토지 및 건물)가 전년보다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신한카드의 영업설비 규모는 5273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14배 이상 급증했다. 토지(장부가액)는 4458억원, 건물은 815억원이었다.
신한카드 보유 부동산 규모가 급증한 것은 해외 현지법인이 늘었기 때문이다. 1년 만에 해외 점포가 18곳 확대됐다. 세부적으로 지점은 17곳, 사무소는 3곳 늘었다. 출장소는 2곳 감소했다.
국내 점포는 전년 대비 3개 늘어난 29개를 기록했다. 해외법인보다 증가폭은 덜하지만 서울과 경남 지역에서 신규 지점이 설립되며 소폭 늘었다. 올해는 당산 사옥도 신축키로 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온라인 업무가 증가하면서 가맹점관리센터 역할을 담당하는 당산 사옥 업무 비중이 커졌다는 판단에서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비대면 업무가 늘어나면서 가맹점 지원센터인 당산 사옥 규모를 늘리기로 했다"고 말했다.
국민카드도 지난해 보유 부동산 규모가 커졌다. 지난해 영업설비 규모는 842억원으로 전년 대비 10억원가량 증가했다. 토지는 530억, 건물은 312억원이었다. 국민카드 역시 해외 시장 진출 탓에 규모가 늘었다. 특히 지난해 인도네시아 법인이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하며 지점이 137개까지 증가한 게 주효했다. 이와 달리 국내 영업소 등의 지점은 39개로 전년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우리·하나카드가 보유한 부동산 규모는 전년과 비슷했다. 우리카드는 곤지암창고 부지 및 건물 보유에 따라 30억원의 영업설비를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나카드는 16억원의 업무용 부동산을 소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카드(029780)는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이 없었다. 21개의 지점 및 영업소를 운영하고 있지만 모두 임대 방식으로 운영 중이다.
이처럼 카드사들이 해외 법인과 달리 국내 지점 및 영업소의 대부분을 임대 형태로 유지하는 것은 비대면 업무 확산으로 통폐합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신사업 투자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도 이유로 꼽힌다. 실제 현대카드는 지난해 9월 울산사옥을 매각했다. 농협카드도 지난달 가맹점 관리를 담당하는 지역센터 6곳을 없애고 통합본부에서 전 지역을 관리하는 체계로 전환한 바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영업소를 통폐합하면서 인력을 재배치하고 임차 비용을 축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