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경기도민 10명 가운데 8명은 공직자 토지거래허가제 실시와 부동산시장 감시기구인 '부동산감독원' 설치에 대해 찬성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들의 부동산투기 의혹을 계기로 공무원 조직에 대한 불신이 확산된 가운데 공직자를 대상으로 한 고강도 부동산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민심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24일 경기도가 도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공직자 대상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에 대해 응답자의 83%가 '찬성한다'고 답변했다. 부동산감독원 설치에 대해서는 82%가 '찬성한다'에 응답했다.
24일 경기도가 도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공직자 대상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에 대해 응답자의 83%가 '찬성한다'고 답변했다. 사진/경기도청
공직자 대상 토지허가구역 지정은 앞으로 공직자가 토지를 사고팔 때 해당 지방자치단체장의 승인을 얻도록 한 제도다. 앞서 경기도는 지난해 10월 도내 23개 시·군을 외국인·법인 대상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한 바 있다.
부동산감독원은 금융시장을 감독하는 금융감독원처럼 부동산시장에 대해서도 각종 불공정 행위를 관리·감독하는 감시기구다. 불법 부동산투기를 막을 수 있는 대안으로 논의되고 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지난 16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부동산 백지신탁제도 도입을 위한 공직자윤리법 개정과 부동산 시장을 감시하는 부동산감독원을 설치하는 내용의 부동산시장법 제정에 나서달라"고 국회에 요청한 바 있다. 또 "공직자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검토하겠다"며 "경기도와 시·군 소속 공무원, 경기주택도시공사(GH) 임직원의 경우 토지취득에 대한 엄격한 심사를 거치도록 해 투기를 사전 차단하기 위한 방안"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번 조사에선 응답자의 88%가 '부동산투기 문제가 심각하다'고 인식했다. 이는 지난해 8월 조사 결과(78%)보다 10%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매우 심각하다'는 응답은 지난해 48%에서 65%로 무려 17%포인트 올랐다.
이번 조사는 경기도가 여론조사기관인 ㈜케이스탯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0일 18세 이상 도민 1000명을 대상으로 전화조사 방식으로 진행됐다. 신뢰수준은 95%에서 표본오차 ±3.1%포인트다. 응답률은 12.2%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