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정하 기자] 생산자물가가 4개월 연속 오름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유가 상승과 농산물 가격 급등이라는 두 축이 물가 상승을 주도하는 분위기다. 특히 미국발 물가 상승(인플레이션) 압박이 거듭 제기되면서 시장의 불안감은 더욱 고조될 전망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올해 물가 지표가 지난달 전망치보다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하지만 일시적인 물가 상승일 뿐, 지속적인 확대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1년 2월 생산자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는 1월(105.05)보다 0.8% 높은 105.85(2015년 기준=100)로 집계됐다. 이는 2010년 관련 통계를 편제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생산자물가는 지난해 11월 0.1%를 시작으로 12월 0.8%, 1월 1.1%, 2월 0.8%로 4개월 연속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겨울철 한파와 조류인플루엔자(AI) 영향으로 농림수산품 물가가 3% 상승하는 등 전체 상승세를 견인하고 있다. 국제유가 강세와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공산품 물가도 1.1% 올랐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인플레이션 우려도 한 몫하는 모습이다.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 우리나라를 포함 대다수 국가가 대규모 경기부양에 나서면서 억눌린 수요를 되살리고 있기 때문이다.
23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하원 금융위원회에서 물가와 관련해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정도는 아닐 것으로 예견한다"며 일시적 물가 상승에 그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우리나라도 2분기 물가 상승률이 더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 2분기 국제유가가 코로나 확산 영향으로 30달러대 초반까지 하락했기 때문이다. 한은은 이에 따라 기저효과로 1%대 후반까지 높아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최근 국제유가는 60달러대에서 등락하고 있다.
이 와 관련해 이주열 총재는 '일시적 상승'이라고 일축했다. 지속적인 확대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에서다.
이 총재는 "연간 전체로는 지난 전망치(1.3%)보다 높아질 것으로 보이지만 여전히 물가안정목표 수준(2%)을 하회할 것으로 본다. 내년에도 1%대를 이어갈 것"이라며 "물가 전망에 기초해 보면 지금은 인플레이션 리스크 확대를 우려해 통화정책으로 대응할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24일 물가 상승 우려에 대해 "일시적으로 높아질 수는 있겠지만, 지속 확대 가능성을 크지 않다"고 밝혔다. 사진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사진/뉴시스
이정하 기자 lj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