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차 벌어지는 오세훈·박영선…"LH가 역린, 반전 어려워"

야권 단일화 후 첫 여론조사 '오 55%, 박 36.5%'
각 진영 "만만치 않아, 박빙 승부 될 듯"

입력 : 2021-03-25 오후 4:44:03
[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40대를 제외한 모든 연령층과 서울 전 지역 지지율에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앞서면서 보궐선거 판세가 기울어가는 모습이다. 여권이 오 후보의 과거 도덕성 문제를 고리로 공세에 나섰지만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로 현 정권에 대한 여론이 악화돼 반전은 어려울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25일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야권 단일화 성사 다음날이 24일 서울 거주 18세 이상 806명에게 '어느 후보에게 투표할 것'인가를 물은 결과 응답자의 55.0%가 오 후보라고 답했다. 박 후보는 36.5%를 기록했으며 두 후보간 격차는 18.5%p로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3.5%p)를 벗어났다.
 
이번 조사에서 주목할 부분은 각 연령층별 지지율이다. 당초 진보진영 지지층으로 꼽혔던 20대(만 18~29세)에서 오 후보가 크게 앞서는 모습을 보였다. 20대 응답자들은 오 후보에 60.1%, 박 후보에 21.1%의 지지를 보내며 큰 격차를 보였다. 특히 20대에서의 박 후보의 지지율은 60세 이상 및 노인층 26.7%보다 낮았다. 
 
전 연령대에서 박 후보가 오 후보를 앞선 것은 전통적 지지층인 40대(57.9%)가 유일하다. 40대에서 오 후보의 지지율은 34.7%다. 50대에서는 오 후보가 47.1%, 박 후보가 45.2%로 접전 모습을 보였다. 지역별로도 오 후보가 서북권(53.1%), 동북권(49.4%), 강서권(56.6%), 강남권(62.8%) 등으로 모든 지역에 앞섰다. 
 
이념 성향별로는 보수층 81.1%가 오 후보를, 진보층 75.9%가 박 후보를 지지하며 각 진영의 표를 흡수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중도층에서 판가름 났다. 중도층에서 오 후보는 64.9%, 박 후보는 26.5%의 지지를 받았다. (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리얼미터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민주당이 지난 2018년 지방선거에서 서울 25개구 중 24개를 석권하며 압도적 지지를 받았던 당시의 상황과 비교해도 모든 연령층과 지지층이 야권에 대한 지지로 넘어간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안일원 리서치뷰 대표는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지금까지 판세는 국민의힘이 우세한 양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평상시 같으면 오 후보 내곡동 사건이나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의 엘시티 등 도덕적 의혹들이 일정한 영향을 미칠 법도 한데 이번 선거는 메인 프레임이 정권 심판으로 관통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LH 사건이 역린을 건드린 것이다. 부동산 문제가 뜨거운 감자였는데 공직자까지 그런 투기 대열에 합류했다"며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이나 공정 등에 대해 반하는 결과다 보니 다른 후보들의 도덕적 문제는 부차적인 문제가 돼버렸다"고 말했다. 결국 2주 가량 남은 선거운동 기간 야권의 뚜렷한 악재가 없는 이상 여권이 국면을 타개할 묘안을 내놓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여권은 현재 판세가 불리한 상황이라는 점을 인식하면서도 진보·중도 지지층이 결집한다면 박빙의 승부를 펼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박 후보 측 관계자는 "어느정도 투표장에 나올 의지를 갖게 되느냐, 측면에서 승패가 갈릴 것 같다"며 "현재 여론조사 상황은 정부의 정책 또는 방향성에 대한 불만 표시다. 실제 투표에서는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여권은 적극적 투표층이 선거 당일 투표장에 나타난다면 5% 내외의 박빙 승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굳히기에 들어가는 야권은 '아직은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긴장의 끈을 놓치않는 모습이다. 여당이 기본적으로 국회의원 41명·구청장 24명·시의원 101명, 구의원 다수 등 조직력이 탄탄한만큼 쉽지만은 않은 선거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관련해 김철근 국민의힘 선대위 대변인은 "단일화를 이뤄낸 효과와 문재인정부를 심판해야 겠다는 서울시민의 염원을 받들어 꼭 이길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당 지도부·후보·안철수·금태섭·나경원 등 야권의 유력 인사들, 이른바 야권 어벤져스가 총 출동해서 서울시민들을 설득하고 문재인 정부를 견제해야 한다는 것에 뜻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에 출마한 박영선(왼쪽)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25일 오전 구로역과 응암역에서 각각 선거 유세를 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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