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야권 단일화에 성공하며 유력 서울시장 후보로 급부상하자 서울시 공직사회 내부가 술렁이고 있다.
25일 서울시 직원들에 따르면 4·7 보궐선거가 본격화되면서 서울시 직원들 사이 최대 관심사로 ‘오세훈-안철수 단일화’, ‘오세훈 당선 확률’ 등 오 전 시장의 귀환 가능성이 최대 관심사로 꼽히고 있다.
공직선거법상 정치 중립 의무에 따라 대외적인 언급은 꺼리는 상황이지만, 여론조사에서 현재까지 선두를 달리면서 삼삼오오 모일 때마다 오 전 서울시장이 주요 대화 소재로 등장하는 모습이다.
일부 부정적인 의견을 나타낸 직원들은 오 전 시장이 귀환하게 되면 지난 10년간의 시정방향이 180도 바뀌면서 급격한 변화로 인한혼란이 일 것이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서울시청에서 근무하는 A씨는 “3급 이상 고위직 가운데 살아남는 사람은 몇 없을 것”이라며 “기존에 중용되던 직원들이 밀려나고 변방에 있던 ‘올드보이’들이 다시 들어올 수 있다”고 말했다.
과거 재임 당시 직원들과의 소통 부족을 지적한 직원도 있다. 시청 공무원 B씨는 “소위 ‘3%’라 부르는 현장시정추진단은 무능 공무원을 솎아낸단 취지였지만 시장이 공무원을 신뢰하진 못한단 인상을 받았다”며 “이명박 전 시장 때에는 역점사업에 집중됐다면, 오 전 시장 때에는 창의라는 말만 있지 구체적인 방향이 없어 잦은 보고와 아이디어 제출로 주말근무와 야근이 일상이었다”고 주장했다.
C 직원은 “어떤 면에서 고 박원순 전 시장과 가장 대척점에 있는 인물은 이 전 시장이 아니라 오 전 시장”이라며 “시의회가 민주당 다수라 무상급식 때에도 예산안도 두 개씩 짜고 무상급식 파동 겪으며 골치 아팠던 기억인데 다시 온다 해도 정부·시의회와의 협조가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오 전 시장의 귀환 가능성을 두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직원들도 있다. 과거의 업적도 상당한데다 이미 시장직을 두 번이나 했던만큼 시정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현 궐위상태를 수습하기 제격이라는 목소리다. 또 공직사회 특성답게 선출직 공무원에 대해 호불호를 나타내는 대신 현실에 순응해야 한다는 직원도 적지 않다.
D 직원은 “예전에도 미래 먹거리나 디자인 개념을 행정에 도입하고 창의 서울, 청렴도, 한강 르네상스 등 잘한 일들이 많다”며 “전엔 날카로운 부분이 있었지만 바깥에서 고생하면서 나이도 먹으며 둥글둥글해졌을 것”이라 내다봤다.
E 직원은 “공약을 보니 전에 보다 무리하지 않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10년 전엔 ‘워라밸’ 개념도 없었고 주5일제가 막 폐지된 직후라 주말 근무도 당연시되던 때고 지금은 90년대생들이랑 일해야 하니 다른 모습을 보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주장했다.
F 직원은 “어차피 시장은 직원이 아니라 시민의 대표로 오는 사람이고, 어떤 시장이 온다 해도 직원들에겐 시장 바뀌는 자체가 스트레스”라며 “그래도 시정을 잘 아는 사람이니 처음하는 사람보다 이해속도는 빠를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2011년 8월26일 서울시청에서 이임식을 마치고 직원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