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벤처시대 우리가 연다)"레이저 의료기기 '최고 기업' 지향"

③루트로닉 황해령 대표

입력 : 2010-07-19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문경미기자] "처음부터 우리시장은 좁다고 생각했습니다. 회사가 크려면 세계시장을 봐야 합니다. 그래서 초기 개발 목표를 세계시장 수준의 제품으로 정했습니다."
 
1990년대, 미국의 레이저 의료기기 시장이 커지는 것을 보고 이 분야에 뛰어들게 됐다는 루트로닉의 황해령 대표. 그의 도전은 1997년 대한민국이 국가 부도 상태였던 IMF에 시작됐다.
 
우리나라 레이저 의료기기 시장 규모는 세계시장의 2~3% 정도. 미국이 40%로 1위, 2위는 일본, 3위는 유럽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한민국의 '루트로닉'이 만들어내는 레이저 의료기기가 전 세계 레이저 의료기기 시장, 그것도 1위 시장인 미국으로부터 인정받기까지 황 대표는 어떤 노력을 해 온 걸까?
 
지난 13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테크노타운에서 황해령 루트로닉 대표를 만났다.
 
 
"벤처라는 의미 자체가 자기의 집념으로 훌륭하게 어려운 상황을 극복해 나가면서 세계적 회사를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목표에 대한 믿음이 흔들리지만 않는다면 충분히 결과가 따라온다고 봅니다."
 
1997년 설립 당시 6명의 직원으로 시작한 루트로닉은 현재 170명이 넘는 직원과 연매출 400억원대의 기업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기준 매출 370억원, 영업이익 48억원. 올해 450억원, 영업이익 72억원 예상)
 
◇ 직원 30% 이상이 R&D 인력..철저한 1인 책임 생산체제
 
미래가 보이지 않는 신기술 앞에서 꾸준히 개발에 개발을 더한 결과였다.
 
"초창기에는 작았지만 현재 글로벌 규모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아시아에서 제일 큰 의료용 레이저 전문 회사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13년간 연구개발에 투자했고, 매출은 세계적 기업보다 아직 뒤떨어져 있지만 기술은 세계적 기업에 맞먹는 회사라 생각합니다. 그만큼 자신 있습니다."
 
루트로닉은 이미 2003년 '1백만불 수출탑' 수상을 시작으로 지난 2008년 '1천만불 수출탑'을 수상하며 해외 매출액 규모를 꾸준히 늘려오고 있다. 지난해 해외 매출 비중이 전체 매출액의 46.6%였고, 자체 브랜드로 전세계 60개국에 수출을 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에코투(eCO2)는 처진 피부를 올려주고, 주름과 흉터 제거에 탁월한 효과가 있어 미국 성형외과나 피부과 의사들로부터 극찬을 받고 있으며, 미국 현지 TV 프로그램 등을 통해 소개되기도 했다.
 
이에 더해 아큐스컬프(Accusculpt) 버전 2가 최근 미국안면성형재건외과학회와 미국성형외과학회로부터 "안면 성형시술 분야의 판도를 바꿀만한 최첨단 기술"로 평가를 받으며, 새로운 매출 모멘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 제품은 노화되면서 지방이 축적된다든가 탄력이 줄어 늘어난 피부를 당겨주고, 특히 임상 결과 18개월이 지나도 그 상태를 유지해 성형외과 분야에서 탁월한 효과를 주는 것으로 인정받았다.
 
◇ 실리콘밸리에 R&D센터 설립..한 단계 도약 기회
 
"우리가 세계적 기업이 되려면 다른 기업을 따라가는 게 아니라 그들보다 앞서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독일의 한 중소기업은 이미 세계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데, 우리도 그런 회사가 나와야 하지 않을까요. 향후 레이저 분야에서 최고 기업이 되겠습니다."
 
루트로닉은 지난 2007년 미국법인을 설립했고, 이듬해 일본에도 법인을 만들었다.
 
최근에는 '벤처'의 산실인 실리콘벨리에 R&D 센터를 설립해 현지 우수 인력들과 루트로닉의 레이저 의료기술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회사 운영에 제일 중요한 점은 사람과 시스템이라고 생각합니다. 직원들이 자기 시간의 반을 회사에 투자하고 있는 만큼 그 사람들이 일하기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 줘야 한다고 봅니다. 물론 그 사람들이 잘 일할 수 있는 시스템도 중요하지요. 사장이 방향만 잘 시하면 성과는 자연스럽게 따라온다고 생각합니다."
 
직원들의 복지를 위해 회사 내에 직원 식당을 만들고, 언제라도 회의를 통해 의견을 듣는 열린 공간을 만들어내는 회사. 지난 발자취를 하나씩 설명하는 그의 눈은 미래에 대한 희망으로 더욱 빛이 났다. 
 
 
▲황해령 루트로닉 대표는 미국 예일대학교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1991년 미국 코네티컷 주립 경영대학원 수료 후, 1988~1991년 미국 레이저 시스템즈의 아시아지역 마케팅담당 부사장을 지냈다.
 
뉴스토마토 문경미 기자 iris060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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