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검찰이 26일 상법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용빈 한국테크놀로지 회장에게 수천만원대 벌금을 구형했다.
이날 검찰은 서울중앙지법 형사23단독 이광열 판사 심리로 열린 김 회장과 한국테크놀로지의 공판에서 벌금 5000만원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은 "피고인 한국테크놀로지는 상장사이고, 김 회장은 전 대표이자 주요 주주로 주식회사 한국홀딩스 지분을 100% 갖고 있는 한국테크놀로지의 특수관계인"이라며 "상장회사는 그 특수관계인을 위해 신용공여를 해서는 안 되는데, 지난 2015년부터 (한국테크놀로지가) 한국홀딩스에 총 81억6500만원을 대여하게 했다"고 공소사실을 설명했다.
상법 542조의9는 상장사는 주요 주주와 그 특수관계인 등을 위해 신용공여를 해선 안 된다고 규정한다.
검찰은 이어 "피고인 측은 신용공여 경위에 대해 한국홀딩스의 자금 부족으로 일관했다"며 "이런 자금 지원이 경영상 목적을 위해 지원된 것이 아니라, 단지 한국홀딩스의 자금 부족 때문이라면 경영상 목적에 필요한 것이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또 "등기부등본을 보면 한국테크놀로지는 전자제품 제조사인데, 한국홀딩스는 컨설팅 회사여서 경영이 어렵다고 영향을 미칠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상법상 예외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김 회장과 한국테크놀로지에 각 5000만원 벌금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한국테크놀로지 최대 주주는 한국이노베이션(8.18%)이다. 한국이노베이션 지분은 김용빈 한국홀딩스 회장과 한국홀딩스가 각 50%씩 갖고 있다.
김 회장과 한국테크놀로지 측은 공소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상법상 예외사유를 참작해 달라고 호소했다.
변호인은 "당시 상법 위반을 숙지하지 못했다"며 "한국홀딩스는 자금 대여에 대해 이자를 충분히 냈고, 대금 자금 사용 시기를 보면 수사 단계 이전에 수개월 안에 갚은 점을 참작해달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관련 규정을 잘 알지 못해 이런 일이 일어났다"며 "규정을 알게 된 다음부터 반성하고 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신용구 한국테크놀로지 대표도 "법 규정을 잘 숙지하지 못한 점에 대해 죄송하다"며 "앞으로 이런 일이 다시는 없도록 노력하겠다. 선처해달라"고 호소했다.
김 회장과 한국테크놀로지에 대한 선고기일은 다음달 14일 열린다.
22일 서울 T타워에서 열린 대한컬링연맹 미디어데이 및 국제대회 출정식에서 김용빈 대한컬링연맹 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