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 "고의로 생명 피해 행위, 징벌적 손배 상한 없애야"

법무부 입법예고 집단소송법 제정안·상법 개정안 의견서 제출

입력 : 2020-11-10 오후 4:32:07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정부가 입법예고한 집단소송법 제정안과 상법 개정안에 대해 참여연대가 조속한 입법을 촉구하고, 일부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참여연대는 집단소송제도와 증거개시제도 도입을 위한 집단소송법 제정안과 상법 개정안에 대해 국회 논의를 거쳐 신속히 입법할 것을 촉구하는 의견서를 지난 9일 법무부에 제출했다고 10일 밝혔다.
 
이에 대해 "1996년 법무부가 집단소송법안을 마련했으나, 기업 반발로 무산된 지 거의 24년이 지났다"며 "증권집단소송법이 시행된 지 15년이 흐른 지금에서야 정부가 나서 입법안을 마련한 것은 늦어도 한참 늦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특히 징벌적손배제는 일부 기업의 우려와는 달리 고의 중과실에 의한 위법 행위를 요건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정상적인 영업 활동을 하는 대다수 기업은 적용될 여지조차 없다"며 "소송 남발로 인한 비용 증가 우려 역시 제도의 운영 과정에서 법원의 합리적인 판단을 통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참여연대는 집단소송법 제정안에 대해 적용 범위와 보전 처분, 상법 개정안에 대해 배상액 산정 등에 대해 취지를 살리기 위한 추가 의견을 제안했다.
 
우선 집단소송법 개정안이 1인 또는 수인이 대표당사자가 돼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으로 규정하고, 적용 범위를 손해배상 청구 소송으로 제한하는 것에 대해 "적용 범위를 손해배상 청구에 한정하는 것은 집단소송제도의 운용에 장해가 될 수 있어 확인 청구 소송까지 포함하는 방식으로 수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보전 처분과 관련해서도 "민사소송법상 소송 절차와 관련된 특례 규정을 두고 있음에도 본안소송이 집단소송으로 진행되는 사건의 경우 보전소송에 대한 규정이 없어 기존 민사집행법 규정이 그대로 적용될 수밖에 없어 집단소송이 가지는 의미나 성격에 부합하지 않을 수 있으므로 집단소송의 특징을 고려해 보전소송에 대한 특례 규정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집단소송의 인지액의 상한을 5000만원으로 제한하는 것에 대해 "인지액의 상한을 정하는 규정은 집단소송법의 성격을 고려해 타당한 것으로 생각되나, 일반 민사소송과 동일하게 심급에 따른 인지액을 증액하도록 하는 안 제7조 제3항은 집단소송법이 공동의 이익을 가지는 다수 피해자를 구제하기 위한 절차임을 고려할 때 심급에 따른 인지대 증액 규정은 삭제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지적했다.
 
소송비용에 대해서는 "집단소송의 활발한 제도 이용을 기하려는 의도와 달리 과다한 변호사 보수비용의 부담으로 집단소송 제기가 어려워질 수 있으므로 소송비용 중 변호사 보수를 정하는 소송 목적의 값도 인지액 상한 규정이 적용되는 것으로 정하는 조항을 신설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의견을 냈다.
 
참여연대는 상법 개정안이 손해의 5배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책임을 규정하는 것에 대해 "배상액을 정하면서 고려해야 할 사항으로 규정한 내용은 배수를 적용함에 있어 참작할 내용으로 손해액 산정과는 관련 없는 내용임을 고려할 때 해당 조항의 명확성을 위해 개정안 제66조의2 제3항의 '배상액'을 '손해의 배수'로 변경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더욱이 생명·신체 피해를 발생시키는 중대한 불법 행위는 사망에 대한 기본 위자료가 1억원임에서 보듯이 재산적 손해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현재 우리나라의 손해배상제도에서 전보배상의 액수 자체도 너무 낮다보니 이에 대한 5배수 정도의 배상액으로는 재발방 지의 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이어 "따라서 고의나 중과실로 타인의 생명과 신체를 침해하는 반사회적이고 무책임한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징벌적 손해배상의 취지를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법적 상한을 두지 않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고려하기를 제안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법무부는 지난 9월28일 집단소송제와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확대 도입하는 내용의 집단소송법 제정안과 상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집단소송제도는 피해자 중 일부가 제기해 대표당사자로 수행한 소송으로 모든 피해자가 함께 구제받을 수 있는 제도다. 또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는 반사회적인 위법 행위에 대해 실손해 이상의 배상책임을 인정하는 제도다. 
 
참여연대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관계자들이 지난달 26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집단소송법 등 소비자권익 3법' 입법 촉구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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