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지난 2019년 3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긴급출국금지와 관련한 공익신고에 대해 국민권익위원회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이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이 사건은 공수처의 첫 수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권익위는 올해 1월 접수된 '김학의 전 법무부차관 긴급출국금지 관련 부패·공익신고'에 대해 지난 29일 전원위원회를 열어 공수처에 이첩하기로 의결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사건의 신고자는 김 전 차관의 긴급출국금지와 관련해 전·현직 법무부 주요 직위자와 관련 공무원들이 개인정보보호법, 출입국관리법 등을 위반하고, 직권을 남용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국민권익위 전원위원회는 이에 대해 관련 법령에 따라 사실관계 확인 등을 거쳐 수사의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해 부패방지권익위법 59조 3항 등에 따라 피신고자의 신분, 범죄 혐의 등을 고려해 공수처에 이첩하기로 의결했다.
부패방지권익위법에 따라 이첩받은 수사기관은 원칙적으로 이첩받은 날부터 60일 이내에 수사를 종결해야 하고, 종결 후 10일 이내에 그 결과를 국민권익위에 통보해야 한다.
또 이첩받은 기관은 부패방지권익위법 시행령 60조에 따라 법령상 원칙적으로 다른 기관에 이첩해서는 안 되며, 다만 해당 기관에서 처리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만 국민권익위와 협의를 거쳐 재이첩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이번 국민권익위의 의결에 대해 공수처는 "이첩 시 신고와 검토 내용을 확인 후 판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공수처가 이 사건을 맡게 된다면 본격적인 수사 착수는 조직 구성이 완료되는 다음 달 중순쯤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공수처는 오는 31일까지 이틀 동안 부장검사 지원자 39명에 대한 면접시험을 진행한다. 이후 다음 달 2일 3차 인사위원회를 열어 최종 후보군을 선정해 대통령에게 추천한다. 평검사에 대해서는 이미 지난 17일부터 24일까지 면접시험을 진행한 후 26일 2차 인사위원회에서 최종 후보군을 선정해 대통령에게 추천한 상태다.
앞서 김 전 차관은 2019년 3월22일 오후 11시쯤 인천국제공항에서 태국행 비행기에 대한 탑승 수속을 밟았다. 김 전 차관은 같은 달 15일 대검찰청 과거사 진상조사단의 소환 요청에 불응한 후 잠적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진상조사단 소속 이규원 검사가 3월23일 0시8분쯤 긴급출국금지요청서를 인천공항에 접수했고, 직후인 0시10분쯤 김 전 차관은 긴급출국금지됐다. 당시 요청서에는 김 전 차관이 무혐의 처분을 받았던 사건번호가 기재돼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한 공익신고를 바탕으로 수사를 진행한 수원지검은 지난 3일 공수처법 25조 2항에 따라 이 사건 중 당시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이었던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과 진상조사단 소속 이규원 검사 등 검사에 대한 사건을 공수처에 이첩했다. 공수처는 지난 12일 수원지검에 이 사건을 다시 이첩하는 결정을 했다.
박계옥 국민권익위원회 상임위원이 3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긴급출국금지 신고 관련 전원위원회 결과 공수처법상 피신고자 신분, 범죄 혐의 등을 고려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이첩하기로 했다는 내용의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