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선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30일 내곡동 땅 의혹을 제기하는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향해 "근거 없이 의혹을 제기하는 분들은 선거가 끝난 이후에라도 수사받게 될 것"이라고 지적하자, 이에 박 후보는 "수사를 운운하는 건 협박"이라며 반발했다.
두 후보는 이날 2차 TV토론에서 맞붙었다. 전날 TV토론과 달리 이번에는 이수봉 민생당 후보까지 참여하는 3자 구도 토론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날도 오 후보의 내곡동 땅 '셀프 보상' 의혹이 쟁점으로 부각됐다.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왼쪽부터),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 이수봉 민생당 후보가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서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 후보는 오 후보의 내곡동 땅 의혹과 관련해 "끝까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오 후보는 "제가 관여 안한 땅이라는 게 핵심이고, 시중가의 약 85% 수준으로 강제수용된 땅이라는 게 본질"이라고 반박했다. 박 후보는 오 후보가 내곡동 땅 의혹과 관련해 "거짓말 콤플렉스가 생기신 것 같다"고 지적했고, 오 후보는 박 후보를 향해 "거짓말 프레임의 도사"라고 비판하며 서로 공방을 벌였다.
박 후보는 "현직 시장으로서 그린벨트가 풀린다는 것을 몰랐다는 건 거짓말"이라며 오 후보의 내곡동 땅 의혹을 집중 공격했다. 그는 내곡동 일대를 촬영한 위성사진을 꺼내들고 "오 후보 처가 땅, 이상득 전 의원 사유지, 이명박 전 대통령(MB) 사저 땅이 붙어있다"며 "결국 MB 패밀리와 MB 황태자의 땅들이 붙어있는 곳이 그린벨트가 해제됐다"고 꼬집기도 했다.
오 후보는 "박 후보는 저에게 계속 거짓말 프레임을 씌우는 데 이 사건의 본질은 상속받은 땅"이라며 "모함도 보통 지독한 모함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어 "상속받은 땅을 정부 방침에 따라 수용당한 것이고 노무현 정부와 국토부,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이미 임대주택단지로 취임 전 내정한 것"이라며 "마치 거짓말하는 것처럼 몰아가는 건 정정당당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오 후보는 "이 점에 대해서 분명히 선거 끝나도 책임을 물을 것이고, 수사기관에서 문제 제기한 모든 분들은 함께 정정당당하게 수사받을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이에 박 후보는 "지금 이건 협박"이라고 반발했다.
박 후보는 당선된 후 최우선으로 추진할 정책으로 '1인당 10만원 디지털 화폐 지급'을, 오 후보는 '1인 가구 지원대책'을 꼽았다. 박 후보는 "서울을 디지털 경제의 수도로 만들려 한다"고 밝혔고, 오 후보는 "1인 가구 안심특별대책본부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주거안정 대책과 관련해 박 후보는 평당 1000만원의 반값 아파트 공급을, 오 후보는 민간의 재개발과 재건축을 활성화시켜 성과를 내겠다고 밝혔다. 박 후보는 "무주택자에게 평당 1000만원의 반값아파트 공급할 것"이라며 “강북 지역의 30년이 넘는 영구임대주택단지부터 시작할 것이다. 이 영구 임대주택단지 중 34개의 노후 단지가 있다. 여기서 재건축을 시작해 7만6000호 공급할 예정"이라고 했다.
오 후보가 "민간주도 재건축, 재개발을 통해 18만5000호를 공급하겠다"며 "취임 후 1주일 안에 (재개발·재건축) 절차에 돌입하고 1년 안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겠다"고 했다. 목동과 상계동, 여의도, 압구정동, 대치동, 사당동 아파트 단지를 대상으로 언급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