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정하 기자] # 건설사를 운영 중인 대표이사 A씨는 개발예정지역의 고가 토지에 대한 투기에 나섰다가 꼬리가 잡혔다. 자금출처를 이상하게 여긴 세무조사팀이 현미경 점검에 들어간 결과, A씨 회사의 직원과 친인척에게 인건비를 지급한 것 처럼 법인자금을 유출했다. A씨는 부당하게 유출한 자금으로 개발예정지역의 고가 토지 취득자금에 사용하는 등 사적 유용이 확인되면서 수억원을 추징을 받았다.
국세청은 남양주·하남·인천·고양·부천·광명 등 3기 신도시 예정 지구 등 3기 신도시 개발예정지 탈세 혐의자를 포착, 총 165명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한다고 1일 밝혔다.
조사 대상은 토지 취득과정에 자금출처 부족 등 취득자금을 편법증여 받은 혐의자 115명과 법인 자금을 유출해 토지를 취득하는 등 사적용도로 사용한 혐의가 있는 사주일가 등 30명이다.
토지 취득 후 지분 쪼개기 방식으로 판매한 기획부동산 4곳도 매출누락 등 탈세혐의를 받고 있다. 영농을 하지 않으면서 농지를 취득해 임대·양도하는 과정에서 매출 누락 혐의가 있는 농업회사법인 3곳도 포함됐다.
아울러 고가·다수 토지 거래를 중개하면서 중개수수료를 누락한 혐의가 있는 부동산 중개업자 13명도 대상이다.
김태호 국세청 자산과세국장은 "금융거래 내용 확인을 통해 자금의 흐름을 끝까지 추적해 취득자금의 원천을 파악하겠다"며 "금융계좌 간 거래 내역은 물론 금융정보분석원(FIU) 정보 등을 통해 현금의 흐름을 정밀하게 추적하고 자금의 원천을 확인해 편법 증여 여부를 검증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금융기관이 아닌 친·인척 등으로부터 자금을 빌린 경우에는 자금을 빌려준 친·인척 또는 특수관계 법인의 신고내역 등을 확인해 자금 조달 능력이 있는지를 검증할 계획이다.
또 기획부동산, 부동산 시행 법인, 부동산 중개업자, 농업회사법인의 경우는 토지 판매수익 누락 등 매출누락과 가공인건비 계상 등 부당한 회계처리를 통한 소득 신고 누락을 검증한다. 농업회사법인에 대한 감면 등 기타 신고내역 적정여부, 사업자금 부당 유출 여부 등도 살핀다.
금융기관 차입금 등 취득자금이 적정한 차입금으로 확인된 경우에는 향후 원리금 상환이 자력으로 이뤄지는지 여부를 보고 있다. 부채 상환 전 과정에 대한 사후관리도 포함이다.
지난해부터 부채 사후관리 점검횟수가 연 1회에서 2회로 확대된 상황이다. 다만 국세청은 이번 조사 대상에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이나 공직자 등이 포함됐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김 국장은 "세무 조사 대상을 직업이나 신분에 따라 별도로 관리하지 않는다"면서 "조사 대상 지역의 일정 금액 이상 토지 거래 대상자에게만 초점을 맞춰 분석했다"고 말했다.
김태호 국세청 자산과세국장이 1일 정부세종2청사에서 신도시 등 대규모 개발지역 탈세협의자에 대한 세무조사 계획을 밝히고 있다. 사진/국세청
세종=이정하 기자 lj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