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검사 "윤석열 정치 활동, 국민 염원과 모순"

일부 인터뷰 등 행보 비판…"두려운 감정 올라와"

입력 : 2021-04-01 오후 3:39:00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현직 검사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정치적 발언을 하는 등 최근 행보를 비판하는 의견을 냈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박철완 안동지청장은 지난달 31일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윤석열 전 총장님 관련 뉴스를 접하면서'란 제목의 글에서 "전직 총장이 어느 한 진영에 참여하는 형태의 정치 활동은 아무리 생각해도 법질서 수호를 위한 기관인 검찰의 정치적 중립과 독립성에 대한 국민적 염원과 모순돼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람은 누구도 완벽할 수 없다는 생각에 두려운 감정이 올라온다"며 "윤 전 총장님께서 비록 현직은 아니지만, 검찰의 수장이었던 분으로서 남은 인생의 중요한 선택을 해나감에 있어 검찰의 정치적 중립과 독립성을 늘리는 방향이 무엇인가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해 주실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앞서 박 지청장은 윤 전 총장이 퇴임하기 직전에는 "집권 여당 일부 등이 그간 총장님께 씌우려고 한 정치 활동 등 사적인 이익을 위해 조직과 권한을 활용했다는 프레임을 통렬히 깨부숴 주셨으면 한다"며 "검찰이 정치적 시빗거리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중도 사퇴의 길을 선택하신 총장님의 결단에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윤 전 총장은 지난달 4일 "이 나라를 지탱해온 헌법 정신과 법치 시스템이 파괴되고 있다. 이 사회가 어렵게 쌓아 올린 정의와 상식이 무너지는 것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며 사실상 여당이 추진하는 중대범죄수사청 신설에 반대 의사를 밝히면서 사임했다.
 
이후 윤 전 총장은 일부 언론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현안과 관련한 견해를 잇달아 내놨다. 
 
윤 전 총장은 지난달 7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전·현직 직원의 3기 신도시 투기 의혹과 관련해 "자체 조사로 시간을 끌고 증거 인멸하게 할 것이 아니라 즉각적이고, 대대적인 수사를 해야 한다"며 "부정부패는 정부가 의도해서든 무능해서든 한두 번 막지 못하면 금방 전염되는 것이다. 이러면 정말 '부패완판'이 된다"고 주장했다.
 
또 지난달 27일 4·7 재·보궐선거와 관련해서는 "권력을 악용한 성범죄 때문에 대한민국 제1·제2 도시에서 막대한 국민 세금을 들여 선거를 다시 치르게 됐다. 얼마나 불행한 일인가"라면서 "민주 정치란 건 시민들이 정치인과 정치 세력의 잘못에 대해 당당하게 책임을 묻고, 또 잘못했으면 응당 책임을 져야 하는 시스템 아닌가"라고 말했다. 
 
사의를 표명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달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을 떠나며 직원에게 꽃다발을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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