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2030세대 표심을 붙잡기 위해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5천만원 무이자대출', '특수고용노동자 고용보험료 지원' 등을 내걸었고,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는 '청년 취업사관학교', '자산불림 컨설팅'을 약속했다. 하지만 정작 2030 청년들과 전문가들은 특히 오 후보 정책에 불쾌함을 표하며 "청년들이 교육을 못 받아 취업 못하는 줄 아냐", "시장 후보가 투기 부추기냐" 등 날센 비판을 제기했다. 물론 월세지원이나 공공주택확대와 같은 두 후보의 공약에 대해서는 비교적 좋은 점수를 줬다.
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박 후보응 청년정책을 '여성', '노동자' 등과 함께 카테고리로 묶어 제시했고, 오 후보는 5대 공약 중 청년을 대상으로 한 정책을 하나의 카테고리로 묶어 발표했다. 두 진영 모두 청년 표심을 얻기 위해 나름대로 신경은 쓴 셈이다.
우선 박 후보는 5대 공약을 통해 △청년 출발자산 5천만원 무이자대출 △청년 제대 군인 직업훈련원 무료수강 지원 △특수고용직, 플랫폼노동자, 프리랜서 등 고용보험료 등을 제시했다.
이들 중 대표적 공약은 '5천만원 무이자대출'이다. 박 후보는 19~29세 청년들에게 5천만원을 생애 한 번 원하는 때에 빌려주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청년단체 청년유니온의 김영민 사무처장은 "구체성이 결여돼 있다"며 "공공에서 5천만원을 빌려준다면, 목적이 있어야 하는데 정책을 아무리 봐도 목적이 뚜렷하게 없어 와닿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다만 김 처장은 특수고용직, 플랫폼노동자, 프리랜서 등 청년들이 많이 포진해 있는 노동환경에 대한 개선이 정책에 담긴 점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여성 청년 노동자가 처한 고용문제 등과 같은 사안을 담지 않은 것은 아쉬운 대목이라고 강조했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1일 서울 노원구 경춘선숲길을 찾아 시민들과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반면 오 후보는 △청년 취업사관학교 △청년자산불림 컨설팅 '서울 영테크' △청년 월세지원 확대 △주거창업 정보 몽땅모아 제공 △대학 근처 쉐어하우스 △청년 입주대상자 및 공급 확대 등을 제시했다.
청년 취업사관학교는 빅데이터, 인공지능, 핀테크, 블록체인 등 최첨단 과학기술분야로의 취업과 창업에 필요한 실전 교육을 온·오프라인으로 청년에게 무료 제공하겠다는 게 내용이다.
김영민 사무처장은 "청년들이 교육을 못 받아서 취업에 어려운 것이 아니지 않냐"며 "코로나19 시대에 공공의 역할이 부재한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청년 개인이 교육받을 노력을 하지 않아 취업난에 빠진 것이 아니라 코로나19에 따른 정부의 청년 지원 부재 등 구조적 문제가 핵심이라는 얘기다.
또, 오 후보는 청년정책으로 온·오프라인 통합 플랫폼으로 청년들에게 체계적인 자산형성 컨설팅을 해주겠다는 이른바 '서울 영테크'도 약속했다. 이 공약을 통해 청년들의 자산을 불려주겠다는 것이다.
김 사무처장은 "투기와 투자는 한 끝차이인데,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을 불려주겠다는 약속을 서울시장이 해야 하는가"라며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 불리기를 통한 계층 상승만이 답이 되지 않도록 공공의 역할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김 사무처장은 오 후보의 '월세 지원 확대 정책', '공공임대주택 확대' 정책은 바람직하다고 평가했다. 이 정책들은 박 후보의 정책에도 포함됐다. 김 사무처장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청년세대의 취업·생활·주거 등 경제적 어려움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더욱 절실한 정책들이라고 강조했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이번 보궐선거에서 발표한 청년 정책 주요 내용. 그래픽/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