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LG전자(066570)가 지난 6년간 5조원 규모의 막대한 적자를 낳은 스마트폰 사업을 결국 접기로 했다.
LG전자는 오는 7월31일부로 휴대폰 사업을 철수한다고 5일 밝혔다. 회사는 이날 오전 이사회를 열고 스마트폰 사업을 맡고 있는 MC(모바일커뮤니케이션)사업부문 생산 및 판매 종료를 결정했다.
MC사업본부는 지난 2015년 2분기 이후 지난해 4분기까지 23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냈다. 이 기간 동안 적자 규모는 5조원에 달한다.
LG전자는 "최근 프리미엄 휴대폰 시장에서는 양강체제가 굳어지고 주요 경쟁사들이 보급형 휴대폰 시장을 집중 공략하며 가격 경쟁은 더욱 심화 되는 가운데 LG전자는 대응 미흡으로 성과를 내지 못해왔다"고 진단했다.
이날 발표는 LG전자가 지난 1월20일 스마트폰 사업 전면 재검토를 공식화 한 지 약 두달여 만이다. 당시 LG전자는 "현재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사업 운영 방향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며 "사업 운영 방향이 어떻게 정해지더라도 원칙적으로 고용은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LG전자가 지난 1월 국제전자제품박람회 CES 2021에서 공개한 롤러블폰. 사진/LG전자
LG전자는 시장에서 철수하지만 그동안 휴대폰 사업의 자산과 노하우는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래 사업을 준비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활용키로 했다.
우선 통신사업자 등 거래선과 약속한 제품을 공급할 수 있도록 5월 말까지 휴대폰을 생산한다는 방침이다. 휴대폰 사업 종료 이후에도 구매 고객 및 기존사용자가 불편을 겪지 않도록 충분한 사후 서비스를 지속 제공한다. 사업 종료에 따른 거래선과 협력사의 손실에 대해서는 합리적으로 보상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협의할 예정이다.
MC사업본부 직원들의 고용도 유지된다. 현재 MC사업본부에는 약 3700명이 근무하고 있다. 회사는 해당 직원들의 직무역량과 타 사업본부 및 LG 계열회사의 인력 수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재배치한다는 계획이다. 이들은 조만간 LG유플러스, LG에너지솔루션, 오는 7월 출범을 앞둔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 등에 전환 배치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개별 인원들의 의향을 우선적으로 고려해 개인의 장기적인 성장 관점에서 효과적인 재배치가 될 수 있도록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스마트폰 사업에서 손 떼지만 핵심 모바일 기술에 대한 연구개발을 지속한다. LG전자는 6G(6세대) 이동통신, 카메라, 소프트웨어 등 핵심 모바일 기술이 차세대 TV, 가전, 전장부품, 로봇 등에 필요한 역량인 만큼 CTO부문 중심으로 연구개발을 이어간다는 것이다.
특히 LG전자는 2025년경 표준화 이후 2029년 상용화가 예상되는 6G 원천기술 확보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자율주행은 물론 사람, 사물, 공간 등이 긴밀하고 유기적으로 연결된 만물지능인터넷(AIoE: Ambient IoE) 시대를 대비할 계획이다.
사업 다각화와 신사업의 빠른 확대로 사업의 기본 체질도 개선한다. 오는 7월 자동차 부품 업체 마그나 인터내셔널(Magna International Inc.)과 전기차 파워트레인(동력전달장치) 분야 합작법인을 설립키로 했다. 지난 2018년에는 오스트리아의 차량용 프리미엄 헤드램프 기업인 ZKW를 인수한 바 있다.
강점을 지니고 있는 가전, TV 등 기존 사업은 고객 니즈와 미래 트렌드에 기반한 플랫폼, 서비스, 솔루션 방식의 사업으로 확대한다. 이를 위해 고객 접점 플랫폼인 LG 씽큐(LG ThinQ) 앱, 가전관리 서비스인 LG 케어솔루션, 다양한 제품과 기술을 집약해 고객에게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솔루션 비즈니스를 중심으로 새롭고 다양한 사업모델을 시도할 예정이다.
신사업의 경우 사내벤처, CIC(Company in Company, 사내회사) 등 혁신적인 프로세스를 도입하고, 역량 확보를 위한 인수합병(M&A), 전략적 협력 등도 적극 검토해 나갈 계획이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