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현이와 덕이’로 활동하며 ‘한국의 카펜터스’로 불린 고 장현과 장덕. 1970~1980년대 싱어송라이터로 활동한 이들을 추모하는 소규모 추모 공연이 열린다.
6일 남이섬교육문화그룹에 따르면 오는 17일 남이섬 유니세프 에코스테이지에서는 '故장덕 추모공연 - 소녀와 가로등'이 개최된다. 장덕의 생일(4월21일)에 즈음해 그를 기리기 위해 작은 콘서트가 진행된다.
공연에는 고인과 함께 활동했던 가수 양하영(양하영밴드), 김범룡, 최성수를 비롯해 고인의 히트곡 '님 떠난 후', '얘얘'를 리메이크한 시티팝 듀오 레인보우 노트가 참석한다.
이들은 각자 장덕과의 추억 등이 얽힌 여러 곡과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고인과 의지하는 친구였던 양하영은 "덕이의 추억이 묻어있는 남이섬에서 추모 공연을 열게 돼 기쁘다"며 "팬들과 함께 그리운 마음을 담아 노래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장덕은 한국 대중음악사 최초의 여성 싱어송라이터를 거론할 때 심수봉과 함께 빠지지 않는 인물이다. 1984년 데뷔한 이선희조차 1996년에서야 작곡을 시작했던 점을 미뤄보면 선구자였던 셈.
그가 작고한 1990년대를 기점으로는 이상은, 김윤아, 임현정 등 직접 곡을 쓰고 노래하는 여성 뮤지션들이 본격 등장하게 된다.
클래식 집안에서 자란 장덕은 오빠 장현과 어릴 적부터 악기를 다루며 작곡을 배웠다. 1975년 만 13세의 나이로 '드래곤 래츠'(장현과 결성)란 팀으로 미8군 파티에서 공연한 것이 데뷔 무대다.
이후 몇개월 뒤 장덕의 자작곡으로 TBC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현이와 덕이'로 활동명을 바꾸게 된다. 1985년 두 장의 정규 음반을 발표하는 동안 '너나 좋아해 나너 좋아해', '뒤늦은 후회', '순진한 아이' 등의 대표곡들을 냈다.
고인은 1990년 29세 나이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지난해에는 장덕의 유해가 뿌려진 춘천 남이섬에 추모 노래비가 세워지기도 했다. 당시 노래비 건립을 기념하는 자리를 작게나마 마련하려 했지만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미뤄졌다. 31주년인 올해는 악보집 출간과 다큐멘터리, 음악 영화 제작도 예정돼 있다.
장덕 추모공연 포스터. 사진/남이섬교육문화그룹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