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이 췌장, 맨발로 밟혀 절단"

입력 : 2021-04-07 오후 5:23:38
 
[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생후 16개월만에 숨진 정인 양 사망 원인으로 양모가 배를 밟았기 때문이라는 법의학자 의견이 추가로 제기됐다.
 
검찰은 7일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재판장 이상주) 심리로 열린 정인 양 양모 A씨의 살인 등 혐의 공판에 이정빈 가천대 의대 법의학과 석좌교수의 감정서를 제시했다.
 
이정빈 교수는 지난해 12월 검찰이 정인 양 재감정을 의뢰한 전문가 세 명 중 한 사람이다. 이 교수는 이날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출석하지 않았다.
 
이 교수는 감정서에서 정인 양 췌장과 장간막 손상이 따로 일어났고, 신발자국이 없는 점을 볼 때 맨발이나 양말 신은 발로 충격 받았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 교수는 정인 양 몸 곳곳에 타원형이나 길쭉한 멍이 있는 점에 대해, 파리채 손잡이 같이 휘어지는 유연하고 부드러운 물체로 맞았을 것으로 추정했다.
 
정인 양이 과거에는 딱딱한 것으로 맞았던 것으로 보이고, 피가 흐르면 타인의 관심을 끌 수 있어 유연한 물체로 바꾼 것으로 추정된다는 의견도 냈다.
 
정인 양이 지난해 2월 입양 된 이후로 지속적인 신체 학대에 시달렸다고 봐야 하고, 영양실조가 심해 움직이지 못하는 아이가 밟혔을 때 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정상적인 성인은 없을 것이라고도 증언했다.
 
재판부는 양측 요청에 따라 이 교수에 대한 증인 채택을 유지했다. 이 교수에 대한 증인 신문은 14일 진행한다. 증거조사와 피고인 신문도 이어진다.
 
이날 검찰은 A씨에 대한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과 보호관찰 명령을 청구했다. 검찰은 "재범 위험성이 중간쯤이고 아동학대가 심화됐다"며 "욕구 충동 시 타인에 대한 공감이 부족한 점을 비춰볼 때 다시 범행 할 위험성이 있다"고 말했다.
 
A씨 변호인은 "피고인이 별다른 변명 없이 반성하고 있다"며 "재범을 저지를 기회가 없다고 판단해 기각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A씨는 지난해 6월~10월 정인 양을 상습 폭행해 각종 골절과 장간막 파열 등을 일으켜 학대하고, 그해 10월 13일 강하게 배를 밟아 사망케 한 혐의 등을 받는다.
 
16개월 된 입양 딸 정인 양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양부모의 10차 공판이 열리는 7일 오후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법원 앞에서 시민들이 양부모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며 시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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