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지난 4.7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에서 참패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를 끝까지 지지한 서울시 행정동 5곳이 눈길을 끈다.
8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박 후보는 투표에 참여한 행정동 총 425곳 중 종로구 창신2동과 구로구 구로3동, 항동, 마포구 성산1동, 강서구 화곡8동 등 5개 동에서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자를 이긴 것으로 집계됐다.
박 후보는 종로구 창신 2동에서 1815표를 얻어 1774표를 득표한 오 당선자를 앞섰다. 구로구 구로3동과 항동에서는 각각 5775표, 3759표를 얻어 4912표, 3663표를 득표한 오 당선자를 이겼다. 마포구 성산1동에서는 4136표를 득표해 3957표를 얻은 오 당선자를 이겼고, 강서구 화곡8동에서는 5644표를 득표해 5335표를 얻은 오 당선자를 따돌렸다.
창신 2동은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의 지역구이다. 종로는 정치 1번가이기도하다. 특히 이곳은 호남 출향 인구가 밀집돼 있는 지역으로 잘 알려졌다. 이 때문에 박 후보가 우위를 보인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구로 3동과 항동은 박 후보의 옛 지역구로 아직 민심이 남아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구로구의 경우 박 후보의 오랜 텃밭이다. 박 후보는 지난 2004년 열린우리당에 입당해 17대 비례대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이후 내리 구로구에서 3번을 이겨 4선에 성공한 바 있다.
마포구 성산1동은 성미산마을이 위치한 곳이다. 이곳은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대표 사업인 '서울시 마을공동체' 지원사업의 상징이기도하다. 서울시의 마을공동체 프로젝트 예산을 지원받는 22개 마을공동체 중에서 가장 규모가 크기도 하다. 이러한 이유에서 지역 유권자들이 같은 당인 박 후보에 투표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강서구 화곡8동의 지역구는 강서구 갑에 속한다. 현재 강선우 민주당 의원이 자리하고 있지만, 민주당을 탈당한 금태섭 전 의원이 국회의원을 지낸 곳이다. 금 전 의원은 조국 전 법무부장관 인사청문회 당시 쓴 소리를 해 당내 열혈 지지층에 미운털이 박혔다. 민주당을 떠나 이번 재보궐선거에서는 야권 후보로 서울시장에 출마했다. 이후 오 당선자 캠프에서 지원 유세를 하면서 금 전 의원에 대한 반발이 박 후보의 득표율을 더 높혔다는 평가도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 1층에서 입장 발표를 한 뒤 굳은 표정으로 당사를 떠나고 있다. 사진/뉴시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