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오세훈 신임 서울시장이 임기를 시작한 첫 날 직원·시의원 등과 첫 대면 자리에서 낮은 자세로 협조를 요청하며 이전과는 달라진 변화를 예고했다.
오 시장은 8일 오전 8시50분쯤 서울시청으로 첫 출근, 1층 로비에서 서울시가 마련한 환영행사에 참석했다. 서울시 직원들은 서울광장부터 시청 로비까지 줄지어 서 첫 출근하는 오 시장에게 “환영합니다”, “잘 부탁드려요” 등의 환영 인사를 건넸다.
오 시장은 “제가 옛날에 근무할 때 너무 일을 많이 시켰다고 지금 벌써 걱정들 많이 하신다는 말씀 듣고 왔다.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 마음을 합하면 못 할 일이 없다. 제가 정말 솔선수범 열심히 뛰어서 어려움에 처한 서울시민에게 어떻게든 도움이 되도록 한번 해 보고 싶다. 많이 도와달라”라고 말했다.
오 시장은 민원실을 방문한 자리에서도 시종일관 웃음과 친절한 태도를 잃지 않으며 “많이 도와주세요”, “고생이 많으시죠”, “반갑습니다”라며 직원·민원인들과 주먹악수를 했다. 오 시장은 이어 6층 시장 집무실에서 9개월간 시장 권한대행을 맡았던 서정협 행정1부시장으로부터 사무 인계·인수서를 받고 서명했다.
오 시장의 ‘협조 당부’는 시의회에도 이어졌다. 오 시장은 첫 외부 일정으로 서울시의회를 방문해 민주당이 절대다수인 시의회와도 ‘협력의 1년’을 만들겠다고 피력했다. 김인호 의장, 김기덕 부의장, 김정태 운영윈원장을 연이어 만나 “많이 도와 달라”, “각별히 모시겠다”, “의회에서 도와주지 않으면 할 수 있는 일이 얼마나 되겠냐”라며 연신 고개를 숙였다.
오 시장은 “제가 속한 정당이 워낙 소수정당이기 때문에 시의회의 전폭적인 지지가 없으면 어떤 일도 원활하게 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아마 많은 시민들이 그 부분을 걱정하며 지켜보실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오 시장이 보여준 ‘낮은 자세’는 불과 1년2개월 안에 시정운영의 달라진 성과를 보여야 한다는 절박함이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대통령과 국회가 모두 다른 당인 상황에서 갈등을 되풀이하기보다 이전과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의지로 보인다. ‘1호 결재’를 미룬 것도 서두르기보다 내외부 소통이 우선이라는 판단이 담겼다는 분석이다.
김 의장은 “시장도 10년 동안 내공을 많이 쌓고 공부했다고 하니 잘할 것으로 믿는다”며 “원칙있는 시정엔 적극 협력하겠다”고 답했다. 다만, “시장님과 저는 모두 당인이고 정무적 판단을 해야할 때가 있을 것”이라며 추후 갈등이 표출될 여지를 남겼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8일 첫 출근을 하며 직원들로부터 환영 꽃다발을 받고 있다. 사진/박용준 기자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