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제언 기자] 오는 22일 실적발표를 앞두고 있는
하이닉스(000660)의 주가 하락폭이 우려스러울 정도다.
디램(D램) 가격 약세가 지속되며 반도체 업황에 대한 불안감과 그에 따른 하반기 하이닉스 실적에 대한 우려감이 투자심리에 반영된 모습이다.
그러나 올 2분기 하이닉스의 실적만 놓고 보자면 지난 2006년 4분기 영업이익 8600억원을 넘어서는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할 수도 있다고 증권가에서는 내다본다.
21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이 내놓은 하이닉스의 2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연결기준으로 전분기대비 29.4% 증가한 9656억원이다.
매출액은 3조486억원으로 9.7% 늘고, 당기순이익은 15.7% 증가한 9456억원으로 예상됐다.
추정실적을 내놓은 22개 증권사 가운데 3개 증권사를 제외하고 모두 영업이익 9000억원 돌파는 무난할 것으로 기대했다.
하이닉스는 지난달 22일부터 한국의 MSCI 선진국 지수 편입 무산과 함께 기관과 외국인의 매도 물량이 쏟아지며 하락 추세를 나타내며 17% 가까이 주가가 빠졌다. 하이닉스가 속한 코스피 전기·전자업종이 같은 기간 1.9% 하락한 것에 비해 과도한 측면이 있다.
특히, 지난 16일 도이치증권과 로얄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는 하이닉스에 대해 업황 둔화 등의 이유로 기업 분석보고서를 통해 투자의견 '매도'를 제시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주가는 종가기준으로 6.56%까지 빠지기도 했다.
3분기까지 하이닉스는 실적개선을 이뤄낼 수 있으나, 4분기부터는 업황 둔화의 타격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 대부분 증권사의 시각이다.
반면, 또다른 외국계증권사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는 "경쟁업체들이 신기술 투자나 활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데 반해 하이닉스는 실적 개선 잠재력이 풍부하다"며 투자의견 '매수'를 제시하기도 했다.
김영준 LIG투자증권 연구원도 "모멘텀 둔화를 인정해도 과거 학습효과로 호황의 끝을 미리 예단할 필요는 없다"고 지적했다.
호황국면에서 향후 제품가격의 하락 가능성 보다는 하이닉스의 경쟁력이 유지되며 실제적인 이익 창출력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대부분의 전자제품들의 메모리 용량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며 "TV와 스마트폰 시장은 노트북 시장 보다 2배 이상 큰 시장이기 때문에 메모리 반도체 산업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전했다.
구자우 교보증권 연구원은 "4분기부터 내년 1분기까지 디램 가격의 추가적인 약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지만, 이런 불안감을 반영하더라도 현재 주가는 저평가 영역"이라며 "추가적으로 주가가 하락하면 저가매수의 좋은 기회"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