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은경 기자] 코스닥 상장사들이 기업 이미지 제고를 목적으로 상호명을 변경하고 있지만 상당수가 만년 적자 기업이거나 상장폐지 요건에 달해 투자자 주의가 요구된다. 기업 실적 등 경영 환경과 상관없이 이미지 세탁을 위해 회사명을 바꾼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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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회사명을 변경한 코스닥 상장사는 43곳으로 전년 대비(29곳) 48.3% 증가했다. 이 중 인수·합병(스팩합병 포함) 같은 구조적 변화로 상호를 변경한 경우는 3곳이다. 나머지 기업들은 기업 가치 향상이나 기업 이미지 제고 등을 위해 상호명을 변경했다고 공시했다.
휴먼엔의 경우 과거 회사명을 4차례나 바꾼 이력이 있다. 지난 2013년 자원에서 스틸앤리소시즈로 처음 이름을 바꾼 뒤 2016년 지엠알머티리얼즈로, 2019년엔 글로스퍼랩스로 변경한 바 있다. 이 회사는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계약을 체결하는 등 불확실한 경영 상황에 처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63억6681만원으로 전년동기대비 91% 감소했고 26억8711만원 적자를 냈다.
스포츠서울도 마찬가지다. 지난 2019년 스포츠서울에서 한류타임즈로 교체했다가 이번에 다시 스포츠서울로 회사명을 다시 바꿨다. 스포츠서울의 경우 라임자산운용의 투자사로도 알려지면서 상장폐지 심의 대상이 됐다. 스포츠서울 주식은 현재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이 외에도 씨오더블유오엔(전 네스엠), 코아시아옵틱스(전 디오스텍), 골드앤에스(전 더블유에프엠), 씨앤티85(전 포스링크), 인피니티엔티(전 포비스티앤씨), 지유온(전 지와이커머스) 등도 현재 매매거래가 정지됐다.
더블유에프엠에서 회사명을 바꾼 골드앤에스는 지난 2019년부터 재무제표에 대해 감사의견 '의견거절'을 2년 연속 받은 회사다. 지난 2017년 이전에는 에이원앤이라는 회사명을 사용했다.
지유온의 경우에도 한국거래소로부터 상장폐지 결정을 받으면서 오는 13일 정리매매 절차를 앞두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28억4742만원의 영업 적자를 기록했고 32억5344만원의 순손실이 발생했다.
회사 실적과 상관없이 기업 이미지 개선을 노리고 상호 변경에 나서는 경우가 많아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기업 이미지가 부정적인 상장사가 인식 전환을 위해 이름을 바꾸기도 한다"며 "상호를 변경한다고 악재가 사라지는 게 아니기 때문에 투자 시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은경 기자 si9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