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안나 기자] 지난해부터
GS(078930)그룹을 이끌게 된 허태수 GS 회장의 그룹 체질개선 작업이 무르익으면서, 허 회장의 뒤를 이을 GS 오너 4세들에게도 관심이 모아진다. GS그룹은 형제들이 돌아가며 경영에 참여해 명확한 승계 원칙이 없는 만큼 4세들 사이의 경영 능력 입증과 지분 확보가 중요한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GS그룹 오너 4세들의 지분 변동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특히 허서홍 GS 전무의 지주사 지분 매입이 가장 적극적이다. 허서홍 전무는 이달 들어서만 총 4차례에 걸쳐 GS 주식 5만1200주를 장내매수했다. 허 전무는 지난해 10월 3차례에 걸쳐 총 3만3000주를 사들인데 이어 11월에도 3000주를 추가 매입한 바 있다. 현재 허 전무의 주식총수는 194만8800주로 2.06%를 보유하고 있다.
허서홍 전무는 허태수 GS그룹 회장의 5촌 조카로, 지난해 9월 허태수 회장의 원포이트 인사를 통해 그룹으로 이동하면서 주목받았다. 그는 GS 사업지원팀에서 신사업 발굴 및 벤처 투자 등 업무를 담당하며 그룹의 미래 먹거리 확보에도 사활을 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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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부터 그룹의 주요 계열사인 GS칼텍스 수장에 오른 허세홍 사장도 주목받는 오너 4세다. 그는 취임 이후 성장 한계에 봉착한 정유사업의 돌파구 마련을 위해 사내 플랫폼전략팀을 구성하고 모빌리티 스테이션 모델 구상에 힘을 쏟았다. 이에 올초 CES에서는 주유소 거점 드론 배송 사업을 비롯한 미래형 주유소를 소개하며 글로벌 파트너십 모색에 적극 나섰다. 네이버와 손잡고 클라우드에 전기차 충전 및 결제 데이터를 수집·관리하는 시스템 구축도 진행중이다.
아버지인 허창수 GS건설 회장의 뒤를 이어 GS건설에 적을 두고 있는 허윤홍 사장도 지난 2019년 말 신사업부문 대표로 승진한 뒤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해 GS건설의 신사업 관련 매출은 6111억원으로, 전년비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허윤홍 사장은 특히 신재생에너지와 모듈러·목조 주택, 주택 애프터 마켓 시장 등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GS건설 지분 확대에도 적극적이다. 허윤홍 사장은 지난해 1월 0.33%에서 시작해 10월 장내매수를 통해 GS건설 지분을 0.43%까지 끌어올렸다. 지난해 11월에는 허정수 회장으로부터 GS건설 주식 1.38%(110만9천180주)를 증여받기도 했다. 허윤홍 사장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GS건설의 지분은 1.56%다.
한편 오너가 4세 가운데 가장 유력한 승계 후보였던 허준홍 삼양통상 대표의 경우 GS칼텍스를 떠나 삼양통상으로 이동하면서 그룹 승계에서 한 걸음 물러난 것으로 관측된다. 그는 고 허만정 창업주에서 고 허정구 전 삼양통상 명예회장, 허남각 삼양통상 회장을 잇는 GS그룹의 장손으로, 오너 4세 가운데 지주사의 지분을 가장 많이(2.64%) 보유했다는 측면에서도 차기 승계 후보로 손꼽혔다. 특히 그룹 핵심 계열사인 GS칼텍스에 2005년 입사해 장기간 경력을 쌓기도 했다. 하지만 부친인 허남각 회장이 연로해지면서 유일한 아들인 허준홍 대표가 가업 승계로 가닥을 잡았을 것이라는 게 재계의 관측이다.
재계 관계자는 "GS그룹 오너 4세들이 각사에서 신사업 발굴이라는 막중한 임무에 포진돼 있다는 점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며 "이에 대한 성과가 곧 경영 능력에 대한 평가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권안나 기자 kany87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