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정하 기자] 2010년 이후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경쟁력 강화로 한국 수출에서 반도체 의존도가 9%포인트 가량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대내외 환경 변화에 따른 충격에 민감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신기술·신산업을 적극 육성할 필요가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산업의존도 요인분해를 통한 우리경제의 IT산업 의존도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기준 반도체의 수출 의존도(통관수출내 해당 산업 비중)는 17.9%로 산업분류 내에서 가장 높았다.
그 다음으로는 자동차(12.2%), 기계(11.5%), 석유화학(11.3%), 철강(8.1%), 디스플레이(5.6%), 조선(3.9%), 휴대폰(3.4%) 순으로 높은 비중을 보였다.
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산업의존도 요인분해를 통한 우리경제의 IT산업 의존도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기준 반도체의 수출 의존도(통관수출내 해당 산업 비중)는 17.9%로 산업분류 내에서 가장 높았다. 그래픽/뉴스토마토
2009년과 비교하면 반도체 수출 의존도는 8.9%포인트 상승했다. 석유화학과 자동차, 배터리는 각각 1.2%포인트, 1.0%포인트, 0.6%포인트 상승하는 데 그친 바 있다. 반면 디스플레이는 5.8%포인트, 휴대폰도 4.8%포인트 떨어졌다.
10년 사이 반도체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월등하게 높아진 데는 글로벌 교역구조 변화, 해당 산업의 국제경쟁력, 전산업 성장요인 중 '산업 경쟁력 강화'가 가장 큰 요인으로 지목됐다. 각 요소의 기여도 3.1%포인트, 4.7%포인트, 1.4%포인트였다.
반도체는 2010년대 들어 반도체 교역이 회복되고 지속적인 설비투자와 연구개발을 통한 경쟁력 제고로 비중이 크게 확대됐다. 반면 휴대폰과 디스플레이는 중국과의 경쟁력 심화와 생산시설 해외이전 등이 확대됐다.
또 자동차는 글로벌 점유율은 높아졌지만 중국시장에서의 점유율 추락, 미국 내 스포츠유틸리티(SUV) 차량에 대한 대응 미흡, 해외생산 증가 등으로 상승폭이 축소됐다. 석유화학은 글로벌 교역량 축소로, 조선은 경쟁력 약화로 의존도가 줄었다.
반도체 의존도 상승은 우리 기업들이 높은 경쟁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교역구조 변화에 성공적으로 대응한 결과로 풀이했다. 그러면서도 향후 안정적인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신기술·신산업 육성하고 산업간 융복합을 극대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대내외 환경 변화에 따른 충격에 민감해질 수 있다는 점에서다.
박재현 한은 조사국 동향분석팀 과장은 "인공지능(AI), 빅데이터로 상징되는 뉴노멀 하에서 보다 안정적인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산업간 융복합을 극대화해 부분간 균형성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플랫폼(제조업+서비스업), 전기차(자동차+이차전지), 전기·수소 추진 선박(조선+이차전지·수소에너지), 자율주행차(자동차+ICT+AI) 등 산업간 융복합을 통해 새로이 창출되는 시장 수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2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2019년 기준 반도체의 수출 의존도(통관수출내 해당 산업 비중)는 17.9%로 가장 높았다. 사진은 반도체 공장 내부 모습. 사진/뉴시스
이정하 기자 lj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