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서욱 국방부 장관이 최근 논란이 된 격리장병들에 대한 급식 부실 등에 대해 "무거운 책임을 통감하며 송구한 말씀을 드린다"며 공식 사과했다. 코로나19 방역 대책 시행 과정에서 장병 인권이 침해됐음을 직접 인정하고 개선을 약속했다. 군은 현 방역관리체계에 대한 전면 재검토에 나설 계획이다.
서 장관은 28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최근 일부 부대에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조치과정 중에 발생한 격리 장병 급식 부실, 열악한 시설제공, 입영장정 기본권 보장 미흡 등, 국민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쳐드렸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근 군 내 코로나19 방역과 관련해 격리 장병에 대한 처우 문제 제기가 잇따르자 서 장관이 직접 유감을 표명한 것이다.
서 장관은 "국방부와 각 군은 현재 운용하고 있는 방역관리대책본부의 임무수행체계를 보완하고 현장과의 소통을 더욱 강화하겠다"며 "최단기간 내에 부모님의 마음과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격리 장병의 생활 여건 등을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군의 방역 대책과 장병들의 인권보장이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남영신 육군참모총장도 이날 긴급 주요지휘관회의에서 "책임을 통감한다"며 사과 입장을 내고 방역관리체계를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남 총장은 "최근 일부 부대에서 용사들에 대한 과도한 방역 조치로 인해 장병 기본권까지 침해하게 된 일련의 사태에 대한 책임을 통감한다"며 "전후방 각지에서 대한민국 육군을 위해 헌신하는 장병들에 대한 진심 어린 위로와 자녀를 군에 보내주신 국민에게 송구하다"고 말했다.
남 총장은 각급 부대 주요지휘관에게 "자성하는 마음으로 현 방역관리체계를 제로베이스 수준에서 진단 및 재검토하고 부하들과 소통하며 국민에 눈높이에 맞는 개선 소요를 도출해 줄 것"을 강조했다. 육군은 다음달 9일까지 방역관리체계 집중 진단기간을 운영하기로 했다. 이 기간동안 육군은 부실급식과 열악한 격리시설 등 기본권 침해사항에 대해 전반적인 점검을 벌일 계획이다.
앞서 육군 훈련소와 일선 부대에서 격리 장병에 대한 처우 문제가 제기됐다. 페이스북 계정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에는 군 장병들이 부실급식과 비위생적인 격리시설에 대한 폭로글이 잇따랐다.
군인권센터는 26일 성명을 통해 "육군훈련소가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예방적 격리 조치를 하면서 훈련병들에게 3일간 양치와 세면을 금지하고 화장실을 통제된 시간에만 다녀오게 하는 등 과도한 방역지침을 시행하면서 개인이 위생을 유지할 권리가 침해되고 있다"며 개선을 촉구했다.
서욱 국방부 장관이 28일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