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등용 기자] 안마의자 업체 바디프랜드가 최근 중소벤처기업부와 ‘자상한기업 2.0’ 업무협약을 맺으며 중소 벤처·스타트업과의 상생 협력을 약속했지만, 정작 내부적으로는 직원 처우와 관련한 문제 제기가 이어지며 난감한 처지에 놓였다.
특히 과거 직장 갑질과 허위 광고 논란까지 재조명되며 이번 중기부 자상한기업 선정의 적격성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민주노총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 바디프랜드지회는 지난 29일 서울 강남구 바디프랜드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급여 기준 공개와 정당한 노동 대가 지급을 촉구했다.
바디프랜드 노조에 따르면 바디프랜드 임원의 평균 보수는 2019년 2억2000만원에서 작년 4억2000만원으로 두 배 가까이 올랐다. 반면 같은 기간 판매·배송·서비스팀 노동자 급여는 평균 1% 늘어나는 데 그쳐 심각한 임금 증가 격차를 보였다.
노조는 인센티브에 대한 부분도 문제 삼았다. 회사가 개인 실적 인센티브를 경영성과포상금으로 포장해 대표이사 재량에 따라 주지 않아도 된다는 단서 조항을 달았을 뿐만 아니라 포상금 기준 역시 공개되지 않은 탓에 급여 산정 기준을 알 수 없다는 게 노조 측 주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자상한기업 선정 소식을 듣고 어처구니가 없었다”면서 “중기부에서 어떤 기준으로 뽑은 건지 알 수 없지만 과거의 작태를 알고도 뽑은 것이라면 황당하기 그지 없다”고 정면 비판했다.
앞서 바디프랜드는 지난 2019년 내부 직원들에 대한 갑질 논란으로 고용노동부 특별근로감독까지 받은 바 있다. 실제 고용부 근로감독 결과 최저임금에 못 미치는 임금을 지급하고 연장근로수당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는 등 총 20건의 법 위반 사항이 적발되기도 했다.
또한 당시 청소년용 안마의자 ‘하이키’를 홍보하면서 아이들의 키 성장이나 학습 능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식의 거짓·과장 광고를 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검찰 고발을 당하기도 했다.
이 같은 논란에도 중기부가 바디프랜드를 자상한기업 2.0의 2호 기업으로 선정하자 일각에선 중기부가 상생협력기금 조성에만 눈이 먼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관련 권칠승 장관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상생협력기금을 내야만 자상한기업에 선정되는 건 아니다”라며 “바디프랜드가 갖고 있는 상생협력에 대한 의지를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해명했다.
한편 바디프랜드는 노조 측의 문제 제기에 대해 “단체교섭 요청이 오면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오른쪽)이 지난 27일 서울 강남구 바디프랜드 본사에서 열린 자상한 기업 업무협약식에서 박상현 바디프렌드 대표이사와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중소벤처기업부
정등용 기자 dyzpow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