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염재인 기자] 공매도가 재개된 첫날 외국인의 공매도 비중이 지난해 대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공매도로 인해 시장이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앞으로 외국인의 수급이 국내 증시에 성장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란 게 업계 의견이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200과 코스닥 150 종목에 대해 공매도가 재개된 첫날인 지난 3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20.66포인트(0.66%) 하락한 3127.20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개인은 5863억원을 순매수했으며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4481억원, 1363억원을 순매도했다.
이날 코스피는 장 초반 보합권에서 출발한 이후 수출 증가세에 힘입어 상승세를 보이다가 공매도 재개에 따른 매물이 나타나며 상승폭이 제한됐다.
국내 증시가 하락세를 나타냈지만 거래소는 전반적으로 양호한 성적이란 평가다. 거래소는 "과거 공매도 금지 후 재개 전후 주가 추이 등을 보면 공매도 영향은 단기에 그치는 것으로 분석된다"며 "공매도 재개로 인해 오히려 유동성과 시장 변동성은 개선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날 공매도 거래대금은 약 1조1000억원(코스피 8140억원·코스닥 2790억원)으로 각각 전체 거래대금(26조1144억원)의 4.9%, 3.1%를 차지했다. 공매도 금지 전날인 지난해 3월13일 대비 코스피의 공매도 비중은 감소(7.4%→ 4.9%)했다. 코스닥 시장 비중은 소폭 증가(2.4%→3.1%)했다.
아울러 코스피 지수의 경우 0.66% 떨어졌으나 공매도 대상인 코스피 200 지수는 0.47% 하락에 그쳐 코스피 시장에서 공매도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코스닥은 바이오 업종을 중심으로 공매도 영향을 피하지 못했다. 코스닥이 2.20%포인트 떨어진 것과 비교해 코스닥 150 지수는 3.12% 급락했다.
이번 공매도에서 가장 타격을 받은 업종은 제약·바이오였다. 지난 3일 코스피 200 헬스케어 지수는 종가 기준으로 2400.38로 지난달 30일(2523.31) 대비 4.87% 하락했다. 코스닥 제약 업종도 같은 기간 3.47% 내렸다.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공매도 거래대금 상위 1위도 제약·바이오 업종인
셀트리온(068270)과
씨젠(096530)이었다.
특히 외국인의 공매도 비중이 크게 증가했다. 외국인의 공매도 비중은 코스피에서 90.7%, 코스닥에서 78.0%를 차지했다. 지난해 3월 외국인의 공매도 비중은 코스피 53.9%, 코스닥 70.2%였다. 기관은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각각 7.7%, 20.3%로 지난해 45.4%, 27.0%보다 감소했다.
개인의 경우 개인 대주시스템 개선 등 노력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보다 소폭 늘었지만 미미한 수준이었다. 개인 공매도 거래대금은 지난해 공매도 금지 전 일평균 기준으로 1.2%에서 1.7% 비중을 보였다.
업계에서는 공매도 재개 첫날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강했지만 향후 외국인의 수급이 국내 증시의 상승동력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회복과 맞물려 코스피 기업이익 개선 속도가 빨리지고 있으며, 1분기 실적 시즌 이후 이직 전망에 대한 추가적인 개선 가능성이 높다"며 "펀더멘털 동력 외에도 외국인의 순매수가 코스피 상승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매도 재개는 투자심리 및 수급 교란의 요인이 될 수 있지만, 외국인 수급 측면에선 긍정적인 영향이 기대되는 변화"라고 덧붙였다.
사진/뉴시스
염재인 기자 yji@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