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문재인정부의 마지막 국무총리로 지명된 김부겸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막이 오른다. 이번 청문회에서는 김 후보자의 가족 라임펀드 특혜 가입 의혹, 자동차세 체납, 과거 학폭 가해자, 군포아파트 다운계약서 작성 등 의혹이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이날 시작된다. 김 후보자는 이번 청문회를 준비하기 위해 지난달 18일 서울 종로에 사무실을 얻어 약 18일 가량 준비를 마쳤다. 여야도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준비에 돌입하면서 일찌감치 관련 의혹들을 제기한 상태다.
먼저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은 김 후보자의 딸이 라임펀드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김 후보자의 딸과 사위는 라임의 비공개 펀드였던 태티스 11호에 가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 전 센터장 1심 판결문에 따르면 태티스 11호 펀드는 이종필 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과 이 전 부사장이 소개한 소수 투자자들만 가입한 펀드다. 이 펀드에 가입한 6명 중 4명이 김 후보자의 딸과 사위 최 모 씨 그리고 이들 부부의 자녀 2명이 가입했다. 이들은 각각 3억원씩 총 12억원을 투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가입자 2명은 이 전 부사장과 법인이었다.
라임펀드 피해자들은 해당 펀드가 김 후보자를 상대로 한 맞춤형 펀드가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태티스 11호가 다른 펀드에 비해 수수료가 낮았던 점, 환매도 다른 펀드에 비해 빨랐다는 점도 의혹을 키우고 있다.
야당은 이번 인사청문회에서 라임 사태 주요 관계자들을 증인으로 채택해 김 후보자의 가족들이 얼마나 특혜를 받았는지 살펴보겠다고 했다. 김 후보자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이 전 부사장도 김 후보자와 일면식이 없으며 김 후보자 사위의 친누나와 학부모 사이여서 사위를 소개받았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또 김 후보자 부부는 상습적으로 과태료, 자동차세 등을 체납해 총 32차례나 차량이 압류됐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2007년 4월~2011년 8월 소유하고 있던 SM525V 차량이 과태료 체납으로 2007년 9월 3차례 압류 등록돼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김 후보자의 배우자는 1996년~2018년까지 총 31차례 차량이 압류됐다.
아울러 김 후보자는 과거 학폭 가해자였다고 스스로 밝히기도 했다. 김 후보자는 2015년 출간한 팝 칼럼리스트 김태훈 씨와의 대화록 ‘공존의 공화국을 위하여’에서 과거 편을 만들어 누군가를 괴롭히는 일에 가담했다고 털어놓았다. 김 후보자는 1960년대 대구 근처 미군부대에서 아이들과 몰려다니며 중국동포에겐 ‘짱꼴라’, 다문화자녀에겐 ‘아이노쿠’라고 비하하는 표현을 사용했다며 반성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은 김 후보자가 과거 아파트 매매 계약을 하면서 실거래가를 기재하지 않는 방식으로 다운계약을 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김 후보자는 2001년 군포 아파트를 매입하고 공인중개사와 법무사에게 부동산 등기를 의뢰 및 처리하는 과정에서 시가표준액보다 높은 가격으로 계약서를 작성해 취득세를 신고·납부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야당은 김 후보자에게 제기된 의혹들을 집요하게 캐물으며 ‘도덕성’ 문제를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기현 원내대표는 민주당 대표에 출마했다가 떨어진 사람이 내각 총책임자가 될 수 있냐며, 대선을 앞두고 관권 선거를 하겠다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김 원내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지명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김 후보자가 과거 행정안전부 장관을 지내며 한 차례 인사청문회를 거친 만큼 대부분의 의혹은 해소된 상태라고 보고 있다. 다만 김 후보자의 가족 라임펀드 특혜 의혹은 새롭게 제기된 사안으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내일까지 진행된다. 인사청문회법에 따르면 국회는 임명동의안이 제출된 날부터 20일 이내 인사청문회 절차를 마쳐야 한다. 인사청문 요청안은 지난달 21일 국회에 제출됐다. 이에 따라 김 후보자의 청문 기한은 오는 10일까지다.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가 3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