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염재인 기자] 은행주가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에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의 금리인상 발언 이슈까지 겹치면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은행주들은 잇따른 호재로 인해 당분간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겠지만, 경기지표 호조 지속과 금리상승 모멘텀 여부에 따라 주가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6일 은행주는 일제히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은행주는 종가 기준으로 전일 대비 평균 5.55% 뛰었다. 4대 금융지주 중에선 KB금융(105560)이 7.88%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하나금융지주(086790)와 신한지주(055550)는 각각 5.94%, 4.46% 올랐으며 우리금융지주(316140)는 4.29% 상승했다. 이 밖에 기업은행(024110)(6.62%), DGB금융지주(139130)(6.00%), BNK금융지주(138930)(5.76%), JB금융지주(175330)(3.45%) 등도 급등했다.
이날 은행주의 주가 강세는 옐런 장관의 금리인상 관련한 발언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지난 4일(현지시간) 옐런 장관은 시사경제지 '더애틀란틱' 주최 화상 컨퍼런스에서 "경제가 과열되지 않도록 금리가 다소 인상돼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금리상승 언급 이후 나스닥 지수 2% 넘게 하락하는 등 시장이 출렁이자 "금리인상을 예측하거나 권고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앞서 은행주는 금리인상에 따른 순이자마진(NIM) 등 개선 기대감에 실적 호조까지 겹치면서 주가가 오름세를 보여왔다. 대다수 은행주는 1분기 실적을 발표를 앞둔 전주였던 지난달 19일 대비 5월7일 평균 13.15% 급등했다. 이중 4대 금융지주는 하나금융지주(13.06%), 신한지주(12.77%), KB금융(11.47%), 우리금융지주(7.32%) 순으로 뛰었다. 아울러 BNK금융지주(17.96%), JB금융지주(16.15%), DGB금융지주(14.95%), 기업은행(11.48%)도 강세를 보였다.
이에 힘입어 KRX 은행 지수도 지속 상승 중이다. 이달 7일 KRX 은행 지수는 종가 기준으로 전일 대비 0.69% 오른 787.86을 기록했다. 지난달 말(759.75) 대비해선 3.70% 올랐다. 지난달 초(711.94)보단 무려 10.66% 뛰었다. KRX 은행 지수 구성 종목에는 4대 금융지주인 KB금융,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를 포함해 기업은행, BNK금융지주, DGB금융지주, JB금융지주 총 8개 종목이 포함돼 있다.
은행주의 주가 호조에는 외국인들의 대규모 순매수가 한몫했다. 외국인은 지난달 초부터 이달 7일까지 코스피에서 4414억원 순매도했으나, 같은 기간 은행주를 5776억원 순매수하면서 은행주의 수급 개선에 기여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은행주가 실적 호조와 금리인상 기대 등 긍정적인 재료들로 인해 단기적인 주가 향방에 대해 긍정적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중장기적인 관점에서는 경기지표 호조세와 금리상승 이슈 등이 관건이라는 분석이다.
정진용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시중은행들에 이어 지방은행들까지 서프라이즈 수준의 실적을 시현했고, 글로벌 금리가 상승 전환하는 등 금리 모멘텀까지 다시 부각되고 있다"며 "당분간 은행주의 리레이팅(같은 이익을 내더라도 주가가 더 높은 수준에서 형성되는 것)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다만 중장기적인 관점에선 경기지표의 추가적인 개선세와 금리상승 모멘텀 발생 여부에 따라 주가 향방이 좌우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은행주의 주가가 대내외 여러 호재에 힘입어 상승세를 타고 있다. 사진/뉴시스
염재인 기자 yji@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