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업 5G·초고속인터넷 뒷전"…'탈통신' KT에 날선 비판

'디지털플랫폼' 주창하며 신사업 무게 싣는 KT…'잇섭' 사태에 본업 투자 감소 비난 거세져
노조·시민단체·소비자 등 내외부서 품질 의문 제기

입력 : 2021-05-10 오후 2:44:30
[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디지털플랫폼(디지코) 기업을 목표로 '탈통신' 행보를 이어가는 KT(030200)에 통신 본업에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거세다. 노동조합, 시민단체, 소비자 등을 중심으로 제기되던 서비스 품질 의문이 유명 유튜버의 폭로로 확인되며 비난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오주헌 KT새노조 위원장은 10일 서울시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열린 'KT 인터넷 속도저하 사건, 원인과 개선방안 발표 기자회견'에서 "KT를 비롯한 이동통신 3사가 탈통신을 강조하면서 KT 또한 투자비와 연구비, 시설투자비를 계속 줄여온 구조적 문제가 이번에 터진 것"이라며 "KT 내부에서도 투자를 안 한다는 비판이 있었지만, 단기 실적에 급급한 경영진은 투자에 소극적"이라고 비판했다.
 
10일 서울시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열린 'KT 인터넷 속도저하 사건, 원인과 개선방안 발표 기자회견'. 사진 왼쪽부터 서광순 희망연대노조 위원장, 오주헌 KT새노조 위원장,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 소장, 한범석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통신분과장. 사진/뉴시스
 
이날 기자회견은 지난달 유명 정보기술(IT) 유튜버 '잇섭'이 공개한 영상을 통해 드러난 KT 인터넷 서비스 속도 저하 논란과 관련한 문제를 지적하기 위해 마련됐다. 잇섭은 이용 중이던 KT 10기가 인터넷 서비스가 실제로는 100분의1 수준의 속도로 제공됐다는 내용을 공개했다. 이후 KT는 임직원 사과와 함께 10기가 인터넷 이용자 24명의 고객정보 오류를 확인해 즉시 수정 조치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민생경제연구소, 참여연대, KT새노조, 희망연대노조 KT서비스지부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노조 관계자가 참석해 탈통신·실적 챙기기 행보에 따른 투자 감소가 이러한 서비스 품질 저하 사태로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KT는 지난해 구현모 사장 부임 이후 디지코로의 진화를 목표로 탈통신 사업 재편을 진행하고 있다. 미디어 콘텐츠, 기업간거래(B2B) 등 신규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는 것이 골자다. 그러나 이번 잇섭 사태로 전반적인 서비스 품질에 대한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특히 이통 3사 공통으로 겪는 5세대 이동통신(5G) '불통' 문제가 여전한 가운데 인터넷 서비스 품질 논란까지 덮쳤다.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 소장은 "비싸고 안 터지는 5G 서비스 강행과 130만원에 달하는 5G 불통피해자 입막음 보상, 이번 인터넷 속도저하 사건까지 구현모 사장은 최고경영자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껴야 하는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 등 정부는 이번 인터넷 품질 논란과 관련해 사실 확인과 실태 점검에 들어갔다. 시민단체는 여기서 나아가 통신 3사의 모든 인터넷 서비스, 이동통신 서비스의 품질을 전수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별개로 법무법인 주원은 공동소송 플랫폼 '화난사람들'을 통해 5G 서비스 관련 손해배상 집단소송에 참여할 이용자와 초고속 기가인터넷 불공정 가입 조사 요구를 위한 민원인을 각각 모집 중이다.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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