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이 전세계적인 반도체 공급난과 코로나19 상황 악화로 연간 출하 목표치를 줄줄이 하향하고 있다.
12일 중국 기술 전문 매체 IT즈자 등 복수의 외신에 따르면 중국 샤오미(Xiaomi)는 연간 스마트폰 출하 목표치를 당초 2억4000만대에서 1억9000만대로 21% 낮췄다.
화웨이가 지난해 매각한 중저가 브랜드 아너(HONOR, 룽야오)도 목표치를 5000만대에서 3500대로 30% 낮췄다. 오포(OPPO)의 저가 브랜드 리얼미(Realme)는 8500만대에서 6000만대로, 원플러스는 2000만대에서 1200만대로 40%나 줄였다.
샤오미 스마트폰 레드미노트10. 사진/샤오미
중국 업체들이 줄줄이 목표치를 하향조정한 것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스마트폰 생산에 차질이 생겼기 때문이다. 인도는 세계 2위 스마트폰 시장이자, 중국 업체들이 상당 물량을 생산하는 곳이다. 그런데 인도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현재 인도는 일일 확진자가 40만명을 밑돌고, 하루 사망자는 4000명에 달한다. 스마트폰 생산차질뿐 아니라 수요 감소도 매우 우려되는 상황이다.
특히 인도 시장은 중국 브랜드가 과점하는 곳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1분기 인도 스마트폰 시장은 샤오미가 26%의 점유율로 1위를 기록했다.
삼성전자(005930)는 20%로 2위에 올랐고, 3~5위는 중국 비보(16%), 리얼미(11%), 오포(11%)가 차지했다.
이러한 상황은 다른 기업도 마찬가지다. 애플의 아이폰을 위탁생산하는 대만 기업 폭스콘은 인도 공장 직원들이 코로나19에 다수 걸리면서 아이폰12 생산량이 절반 이상 감소했다. 이에 따라 폭스콘은 이달 말까지 공장의 진입금지 조치를 시행했다.
이렇다 보니 인도의 코로나 팬데믹 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프라치어 싱하(Prachir Signh) 카운터포인트 연구원은 "인도는 코로나19 대유행에 변종 바이러스 전파까지 겹쳤다"며 "이 사태가 앞으로 몇분기 동안 이어질 수 있기에 대응 방안을 신중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도체 공급난이 지속되고 있는 점도 중국 업체에 부정적 요인이다. 전 세계 산업계가 반도체 부족 문제로 제품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는데, 중국 역시 생산 조절이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정보통신연구원에 따르면 4월 중국 스마트폰 총 출하량은 2748만6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34.1% 감소했다. 중국 국산 스마트폰 출하량은 34.8% 하락한 2475만7000대로 집계됐다.
김록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4월 중국 스마트폰 출하량은 반도체 공급 부족 이슈 속에 예년 대비 부진했다"며 "반도체 공급 부족은 5월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