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계열사를 보유한 저축은행, 캐피탈 등 2금융사의 신용등급 전망이 잇따라 개선되고 있다. 코로나19 국면임에도 계열사와 공격적인 연계 영업을 통해 수익을 창출할 여력이 커진 탓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나이스신용평가는 우리금융저축은행의 장기신용등급 등급전망을 'A- 안정적'에서 'A- 긍정적'으로 상향했다. 이달 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바탕으로 우리은행 등과 연계 영업이 확대될 것이란 관측에서다. 시중은행 고객 일부를 저축은행이 흡수할 경우 그룹사 전체 수익이 증가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OK캐피탈은 지난달 한국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 등으로부터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이 'BBB+ 긍정적'에서 'A- 안정적'으로 상향 조정됐다. OK캐피탈 역시 그룹 내 계열사와의 시너지가 개선 이유 중 하나로 꼽혔다. 계열사인 아프로파이낸셜대부, 오케이홀딩스대부 등 대부업체와 회사채 매입보장약정을 체결하면서 유동성 지표가 개선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코로나 확산으로 우량 차주의 위주로 여신 취급이 증가한 것도 기여했다. OK캐피탈 관계자는 "신용등급 상향 조정은 영업력 확대와 수익 실현에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키움캐피탈도 장기신용등급 전망이 'BBB+ 안정적'에서 'BBB+ 긍정적'으로 변경됐다. 스탁론 등 키움증권과 연계 영업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사업 기반을 확보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서다. 키움캐피탈의 스탁론 자산 규모는 2019년 378억원, 2020년 341억원 등을 기록 중이다. 아울러 지난 3월 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계열사로부터 재무 지원을 받은 것도 도움이 됐다. 나이스신용평가 관계자는 "키움증권과 연계 영업 및 자체 사업 기반 확충을 바탕으로 수익 자산 규모를 안정적으로 확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2금융 계열사와 협업에 따른 시너지 기대가 높아지자 계열사를 인수하는 사례도 부쩍 늘고 있다. KTB투자증권은 지난달 유진에스비홀딩스의 지분 30%를 취득하기로 결정했다. 유진에스비홀딩스는 유진저축은행 모회사로, 저축은행 인수를 위한 절차로 판단된다. SK증권 역시 같은 달 MS상호저축은행 지분 93.6%를 취득하겠다고 공시했다. 이들 역시 스탁론 등의 부문에서 연계 영업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계열사를 보유한 업체의 경우 부실이 전이될 수 있다는 점은 단점이다. 특히 2금융은 다중 채무자와 취약 차주의 비중이 높아 여신 부실화 및 만기연장 시 자금을 재조달하는 과정에서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 이로 인해 자산건전성이 저하되면 신용등급 전망이 다시 악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나이스신용평가 관계자는 "코로나 확산이 실물경제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계속되는 상황"이라며 "다중채무자를 중심으로 금융업권 간 위험 전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저축은행, 캐피탈 등 계열사를 보유한 2금융이 연계 영업을 공격적으로 펼치면서 신용등급 전망이 개선되고 있다. 사진은 서울에서 영업 중인 한 저축은행. 사진/뉴시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